SKT, 유심 해킹 여파에 2Q 실적 타격…"하반기 더 어렵지만 AI로 버텨"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SKT)의 2분기 영업이익이 유심(USIM) 해킹 사고 여파로 전년 대비 37% 급감했다. 한 달 반의 영업정지와 유심 무상 교체, 대리점 보상 등으로 2분기에만 약 18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사이버 침해 관련 비용이 이번 분기부터 1회성으로 반영되기 시작했으며, 하반기에는 과징금과 요금 할인, 정보보호 투자 등 추가 비용이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다만 AI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매출이 늘고, 연간 2조원 수준의 영업이익 창출 능력을 고려하면 재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6일 SKT는 올해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3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07%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89% 줄어든 4조3388억원, 당기순이익은 76.23% 줄어든 832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3조1351억원(전년 대비 -1.8%), 영업이익 2509억원(-44.3%), 당기순이익 369억원(-86.8%)이다.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은 지난 4월 발생한 유심 해킹 사고다. SKT는 고객 유심 무상 교체와 대리점 손실 보상 등으로 2분기에 약 18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했다. 앞서 회사는 고객 2000만명 대상 유심 교체에 약 2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양섭 S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회계 원칙에 따라 전 고객이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는 보수적 가정 하에 전체 비용을 2분기에 일괄 반영했다”며 “대리점 보상 등을 포함해 총 25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실적에 반영될 비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CFO는 “고객 감사 패키지에 따른 요금 할인과 멤버십 혜택은 3~4분기에 반영된다”며 “가입자 감소와 유심 교체, 대리점 보상이 주요 재무 부담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 가이던스는 기존 17조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영업이익도 전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SKT는 5월 정부 권고로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한 뒤 5G 가입자가 전 분기 대비 22만명 감소했으며, IPTV 가입자 수도 줄었다.

다만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이 본격 성장하며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2분기 AI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 이 중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1087억원으로 13.3%, AI 솔루션 부문(AIX)은 468억원으로 15.3% 각각 증가했다. AI 서비스 ‘에이닷’은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SKT는 울산과 서울 구로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며, 총 300메가와트(MW) 이상의 용량을 확보해 2030년 이후 연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CFO는 “AI 사업 매출 급증이 전체 매출 감소를 일부 상쇄했다”며 “AIX 부문 B2B 거래가 확대되고, 에이닷 유료화 기반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며 “서울·구로 센터를 포함하면 2030년까지 300MW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AIDC만으로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확대된다. 김 CFO는 “울산 센터 착공과 정보보호 투자 증액 등으로 올해 CAPEX(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할 전망”이라며 “다만 5G 전국망 구축 완료 등 구조적 요인으로 SKT와 SK브로드밴드의 합산 CAPEX는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분기 배당은 주당 830원으로, 직전 분기와 동일하게 유지됐다. 김 CFO는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한 실적 영향을 고려하면 배당 규모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며 “주주 신뢰는 SKT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시적인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지만, 신뢰 회복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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