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도 힘든데"… SK하닉·현대차, 노조 리스크에 골머리

  • SK하이닉스 노조, 투쟁 결의대회… 노조案 적용하면 '인당 성과급 1억 이상'

  • 현대차 노조, 사 측의 '대미 수출 감소' 설명 못 믿어… '美 생산량 자료' 요구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발 관세 압박에 신음하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노동조합 '하투(夏鬪)'로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노사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 등은 노조와의 임금 협상에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 3개 노조(이천·청주·사무직)는 이날 오후 이천캠퍼스 내 수펙스센터에서 '조합원 총력 투쟁 결의 대회'를 열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과실을 임직원과 나누기 위해 성과급(PS) 1500%와 자사주 30주(600만원 상당)를 지급했지만 노조 측이 성과급 지급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갈등이 시작됐다.

사측은 PS 지급률을 기존 1000%에서 1700%+α로 상향 제시하고, 영업이익 10% 내 당해 연도 지급 한도 재설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지급 한도 초과분 규모나 지급 방식도 추가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 요구를 적극 수용한 것이다.

반면 노조는 상한선 없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이 2021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재원 전액은 구성원에 나눠줘야 한다는 논리다. 이대로면 올해 직원 1인당 평균 1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 
 
지난 6월 18일 열린 현대자동차 임금 및 단체협약 상견례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18일 열린 현대자동차 임금 및 단체협약 상견례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대차도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다른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올해 임금 협상을 무분규로 타결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난항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7일 하계 휴가 후 열린 첫 협상에서 사측에 '2025년도 상반기 미국 생산량'에 대한 자료를 추가로 요청했다. 사측이 대미 수출 감소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지만, 노조는 미국 생산량 증가에 따른 수출 감소를 의심한다. 

현대차는 추석 연휴 전까지 임단협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노사는 12~13일 각각 16, 17차 교섭을 진행해 잠정 합의안 마련에 나선다.

재계 한 관계자는 "관세 불확실성이 수출 기업들에 엄청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구성원들이 성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사가 힘을 합쳐 앞으로 펼쳐질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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