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교토국제고, 日고시엔 2차전서 짜릿한 역전승으로 8강행…'2연패 청신호'

  • 가가와현 대표에 3-2 승리…야마나시가쿠인고와 19일 8강전

지난해 여름 고시엔에서 우승한 교토국제고 사진교도연합뉴스
지난해 여름 고시엔에서 우승한 교토국제고 [사진=교도연합뉴스]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8강에 올랐다. 이에 교토국제고의 여름 고시엔 2연패에 청신호가 켜졌다. 
 
NHK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승팀인 교토국제고는 16일 오후 효고현 한신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가가와현 대표 진세이가쿠엔고를 3대 2로 제압했다.
 
교토국제고는 1회초 2사 만루에서 선취점을 얻었으나 5회말 진세이가쿠엔의 주장 겸 에이스인 4번 타자 히로세 겐타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교토국제고는 8회초 2사 2·3루에서 3번 타자 오가와 레이토가 우중간을 뚫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재역전에 성공하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교토국제고 에이스 니시무라 잇키는 6회초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고 내야 안타 2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승리한 교토국제고는 오는 19일 8강전에서 야마나시가쿠인고와 맞붙는다. 야마나시가쿠인은 이날 다른 경기에서 14대 0 대승을 거뒀다.
 
경기 후에는 승리팀 교가가 연주되는 전통에 따라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졌다.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이 교가는 NHK 중계를 통해 일본 전역에 울려퍼졌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고마키 노리쓰구 교토국제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접전이 된 경기를 전원이 힘을 합쳐 뒤집자”라는 말을 계속해왔다. 봄까지는 그게 잘 안 됐지만, 여름을 앞두고 드디어 팀 전체가 함께 싸우는 자세가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런 경기를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 정말 재미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역전 적시타를 친 오가와 선수에 대해서는 “배짱 있게 승부할 수 있는 아이인데, 타석에 들어서기 전 ‘혹시 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힘이 들어가 자기 스윙을 못 하던 때와 달리, ‘다음으로 이어가겠다’는 마음으로 잘 버텨줬다”고 평가했다.

또한 6회부터 등판한 에이스 니시무라 잇키에 대해서는 “그동안은 도망치거나 포기하는 약한 모습이 있었지만, 올해는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마지막 회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는 모습을 보면서 ‘절대 못 치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전해졌다”며 “던지는 공도 그렇지만 정신적으로 크게 성숙해 진정한 야구선수가 되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고마키 감독은 대회 2연패에 대한 부담과 관련해 “작년은 작년일 뿐, 올해는 챔피언이 아니라 도전자의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입학 때부터 ‘힘이 없는 학년(전력상 강하지 않다는 의미)’이라고 불렸고 가을, 봄에도 결과를 못 냈다. 그래서 더 강한 상대에게 어떻게든 맞서 싸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토국제고는 2021년 여름 고시엔에 처음 진출한 이후 2023년을 제외하고 매년 본선 무대를 밟고 있다. 일본에서 봄에 개최되는 ‘선발고등학교야구대회’는 ‘봄 고시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는 ‘여름 고시엔’이라고 불린다. 두 대회 중 여름 고시엔 역사가 더 길고 전국대회 참가 팀도 더 많다.

한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교토부와 교토시는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올라온 교토국제고 관련 비방 글 2000여 건을 조사한 결과 “조선으로 돌아가” 등 3건은 이른바 헤이트 스피치(차별·혐오 발언) 해소법에 비춰 현저한 모욕이라고 판단해 당국에 삭제를 요구했다.

앞서 교토부와 교토시는 교토국제고가 지난해 여름 고시엔에서 우승했을 때도 SNS에 올라온 혐오 글 일부에 대한 삭제를 요청하고, 누리꾼들에게 차별적 표현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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