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상원에 제출된 고려아연 관련 로비공개법(LDA) 보고서 일부 [사진=LDA]
세계 인듐 생산량 1위 기업이자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안티모니의 사실상 유일한 대체 공급망을 제공할 수 있는 고려아연이 미국 공급망 전략의 전면에 떠오르고 있다. 미·중 간 희토류와 핵심 광물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고려아연은 트럼프 행정부와 직결되는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공급망 안보 동맹'으로 주목받고 있다.
19일 미 연방 상원에 등록된 로비공개법(LDA) 보고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근 워싱턴 DC의 유력 네트워크와 계약을 체결하고 ‘핵심 광물 및 금속 개발(critical mineral and metal development)’을 중심으로 미국 내 활동을 확대했다. 단순한 기업 로비 차원을 넘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과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제련 세계 1위 기업으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인듐의 글로벌 생산을 주도한다. 특히 중국이 사실상 독점해온 안티모니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동맹국 파트너로 꼽히면서, 미국 입장에서는 ‘대체 불가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희토류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격상해 왔다.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회원국으로 지난해 7월까지 의장국을 맡아 국제 공급망 협력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고려아연은 단순한 민간 기업을 넘어 한·미 동맹의 전략적 기반을 떠받치는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서 미 국무부가 지난 3월 고려아연이 영풍 및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겪었을 당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고려아연이 단순한 산업 기업이 아니라, 미국의 공급망 안보와 직결된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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