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직해병특별검사팀이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핵심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측이 증거를 없애고 측근과 공모해 알리바이를 꾸민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20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 브리핑에서 “이 전 대표가 지난달 10일 압수수색 이후 측근 A씨와 함께 한강공원에서 증거를 인멸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여러 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A씨 부부는 평소 이 전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자택 압수수색 직후인 지난달 15일 A씨와 함께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파손하고 한강공원 쓰레기통에 버렸다. 당시 A씨는 휴대전화를 발로 밟아 연기가 날 정도로 훼손했고, 이 전 대표도 현장에 동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이 과정을 직접 확인하고 촬영까지 했으며, 해당 휴대전화 실물을 확보해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검은 이어 지난달 24일 A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알리바이를 꾸미려 했던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이 전 대표의 금전거래 경위를 어떻게 설명할지 메모한 문건이 발견됐고, 이 문서는 김건희 특검팀에 제출돼 지난 5일 열린 이 전 대표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로 활용됐다.
특검팀은 A씨를 증거인멸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지난 15일 조사했으며, 추가 소환을 검토 중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주포’ 이정필씨 사건과 관련해 “집행유예를 받아낼 수 있다”며 금품 8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김건희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동시에 순직해병특검에서는 ‘멋쟁해병’ 단체 대화방에서 임 전 사단장을 구명하기 위해 김 여사를 통한 외압을 시도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특검 관계자는 “증거인멸과 알리바이 조작은 사법 절차를 흔드는 중대한 행위”라며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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