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자동차 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인한 부담을 떠안는 대신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쪽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닛케이 아시아는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무역 통계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 대당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조짐을 보였다고 21일 보도했다.
7월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량은 12만 353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28.4% 줄어든 4220억 엔(약 4조33억원)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 2일부터 자동차 관세를 도입하며 일본산 자동차에도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기존 2.5%를 합치면 총 27.5%다. 양국은 이후 상호관세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시행되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일본 업체들은 관세 인상 발표에도 가격을 낮추며 미국 내 판매가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평균 수출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격을 전가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도요타는 지난달 미국 판매 가격을 평균 270달러(약 38만 원) 올렸다. 이는 관세 인상 폭에는 못 미치지만,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도요타 임원은 “고객이 추가 인상을 받아들이는 때가 오면 적절한 시점에 가격을 더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스바루 역시 세계 판매의 약 70%를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데 6월까지 일부 모델 미국 판매 가격을 인상했다. 오사키 아쓰시 스바루 사장은 지난 7일 실적을 발표하면서 “차의 가치를 반영하는 공정한 가격 책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줄줄이 저조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올해 실적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도요타는 미국 관세로 연간 영업이익이 1조4000억엔(약 13조3000억원) 줄고, 혼다와 닛산자동차도 각각 4500억엔(약 4조3000억원)과 3000억엔(약 2조8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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