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란 건축물 자체가 제 시야를 넓혔어요. 대만은 물론, 전 세계를 통틀어 예술과 디자인, 창작 활동을 위해 이렇게 거대한 규모로 설계된 건축물은 본 적이 없어요.”
지난 28일 열린 ‘서울라이트 DDP 2025 가을’ 개막식에서 만난 대만의 미디어 아티스트 아카 창(Aka Chang)은 이처럼 말하며 “DDP라는 건물 그 자체가 제 작품세계를 확장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222m에 달하는 DDP 외벽 전체가 초대형 미디어아트 캔버스로 변모하는 환상적인 빛의 예술 ‘서울라이트 DDP 2025 가을’이 막을 올렸다. 올가을 시즌의 주제는 ‘EVERFLOW: 움직이는 장(場)’이다. 관객과 공간이 공명하며 상호작용하는 경계 없는 시선의 순간을 표현한다.
특히 올해는 서울라이트 DDP 최초로 미래로 다리 하부에서 레이저 인스톨레이션을 선보인다. 최초의 주인공은 대만 최고 미디어 아티스 아카 창이다. 그의 작품 ‘멀티멀전_디디피25(Multimmersion_DDP25)’는 수평의 빛줄기가 연기와 바람에 반응하며 건축과 어우러진다. 특히 관람객이 직접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빛과 몸이 서로를 막고 관통하며 새로운 몸짓을 만들고, DDP에 부는 바람에 새하얀 연기가 흩날린다.

아카 창은 이번 작품에 대해 “곡선과 직선의 대비를 관람객들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저로) 수평선을 반복적으로 그려, DDP란 자유로운 공간의 곡선과 (레이저의) 직선 간 대비를 느끼도록 했어요. 여기에 음악과 소리와의 연동을 통해서 대조적 느낌도 더했죠. 하이라이트는 무엇보다 빛과 자연의 관계를 관람객들이 관찰할 수 있다는 거예요. DDP의 바람에 연기가 흐트러지면서, 마치 선이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는 이번 작품에 ‘시적 울림’도 담았다. “빛은 눈에 보이고 손에 닿을 듯하지만, 사실 실체가 없는, 존재하지 않는 광선이죠. 거대하고 거친 재질의 콘크리트 건축물이 이러한 빛과 긴장감을 형성하면서 동시에 시적 울림을 만들어낼 거예요. 특히 바람이 불면 선이 희미해지고 잘 보이지 않아요. 바람과의 유동적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건축물과 작품이 공존하길 바라요.”
아카 창은 이번 방한 기간 한국 사람들의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지난 2주간 야외공간에서 설치 작업을 진행하면서 DDP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볼 수 있었죠. 오후 4~5시쯤이 되면 사람들의 마음이 활짝 열리더군요. 누군가는 노래를 부르고, 또 누군가는 공연을 펼쳤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서울시가,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이 나라가 창의적인 활동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DDP에서 9월 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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