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해 국적선사의 선박금융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국적선사의 중국금융기관 의존도가 2022년 5%에서 2023년 20%, 2024년 32%(약 3조9000억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금융기관 의존도가 2년 만에 약 5.4배 급증한 것이다.
해외금융 비중도 덩달아 늘어났다. 지난 2022년 33%에서 2023년 57%, 2024년 63%로 매년 증가했다.
반면 국내 금융기관 이용 비중은 매년 줄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을 포함한 민간금융 비중은 2022년 13%, 2023년 10%에 이어 지난해 3%(약 3280억원)까지 하락했다.
환경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중국이 벌크선에 대한 전 세계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어 국내 중소·중견 선사들이 신규 벌크선 등을 발주할 때 자연스럽게 중국 조선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중국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패키지 딜(건조+금융)을 함께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선박 건조로 벌크선 건조 시 중국 금융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국내 중소선사에게는 더욱 매력적"이라며 "이외에도 국내 금융이 안정적이긴 하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조달 속도가 느려서 선박 확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는 한계가 있어 중국 리스사를 더 선호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진공은 지난 2022년부터 매년 국적선사의 금융조달 현황을 수집·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해진공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해운항만업 관련 시장·산업 조사 ·분석'의 법적 권한도 확보했다. 이번 선박금융 분석 결과는 학계 산업계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이 국내 선박금융 시장 구조를 파악하고 데이터에 근거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