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 우주사령부를 현 콜로라도주에서 앨라배마주로 이전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화협상에 응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공세를 강화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중국 전승절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밀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스콧 제닝스 라디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협상에 나서지 않는 것과 관련해 배신감을 느끼는지를 묻자 “매우 실망했다”고 답했다.
그는 또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는 않은 채 “우리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뭔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유럽 정상회의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2주 내로 만나겠다는 뜻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이달 1일로 2주의 기간이 경과했음에도 양자 평화 회담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신에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평화회담을 열겠다고 밝힌 데드라인이었던 1일에는 중국 텐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전쟁의 원인은 ‘서방의 개입’ 때문이라며 “위기의 근본이 제거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언론 질의응답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했느냐’는 질의에 “매우 흥미로운 것들을 파악했다. 앞으로 며칠 후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어떤 후과가 있을 지에 대해서는 “나는 그들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볼 것”이라며 “나는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 등이 밀착해 ‘반미(反美) 축’을 형성하는 데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그들은 미국을 향해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우리(미국)가 필요하다. 나는 시진핑 주석과도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지만, 중국은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각각 회담했다.
유럽에서 친러시아 성향 지도자로 꼽히는 이들은 서방이 보이콧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다. 이들은 지난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의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도 참석했다.
피초 총리는 이 행사에 참석하는 유일한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은 피초 총리에게 “분쟁이 끝날 경우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다. 합의점을 찾을 기회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는 반대한 적이 없다”며 “그러나 나토 가입은 러시아의 현재와 중기적 차원은 물론 장기적인 안보 보장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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