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줄어드는 방송ㆍ통신 기금...ICT 업계 "지금 손봐야"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 과기정통부 브리핑실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 과기정통부 브리핑실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 규모가 내년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 수년째 감소세라 기금 제도를 당장 손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정보통신(ICT) 예산에서 통신방송 업계가 내는 기금 대신 기획재정부가 세금으로 지원하는 일반회계 차입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세금 비중이 더 늘어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재부와 협의해 일반회계 비중을 늘리며 전체 ICT 예산 중 일반회계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면서 "전액 기금으로 진행했던 사업 비용 중 약 1180억~1200억원을 특별회계로 이관했다”고 설명했다.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은 방송 접근권 보장, 콘텐츠 제작 지원 등 공익 사업 재원으로 쓰인다. 두 기금은 정부로부터 주파수나 사업권역 등 배타적 사업권을 부여 받은 사업자가 납부한다. 주파수 사용에 따른 통신 3사(방발기금 45%, 정진기금 55% 부담) , IPTV·케이블SO 같은 유료방송사업자 등이 매출의 일부를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분담금(매출의 1.5% 고정)으로 내는 구조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문제는 통신방송 업계의 매출이 감소하며 기금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도 정보통신진흥기금은 9475억원에서 7188억원으로 약 24.1%(2287억원) 감소했고 방발기금은 7425억원에서 5928억원으로 20.2%(1497억원) 줄었다. 두 기금을 포함한 전체 ICT 관련 기금 규모는 13.9%(2869억원) 축소된 1조7788억원으로 편성됐다.

기금 납부 구조에 가장 불만이 있는 사업자들은 방송통신발전기금의 45%를 부담하는 유료방송사업자들이다. 케이블TV 업계의 경우 매출 감소에도 고정으로 매출의 1.5%를 분담금으로 내는 것이 과도하다며 몇 년 째 부담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ICT 업계는 지금이 기금 구조를 손볼 시기라고 모두 말한다.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양대 기금을 통합하고 OTT 등 신규 미디어 사업자들에게도 기금을 분담하는 안이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 IPTV 모두 경영 악화에 따른 매출 하락이 계속되고 있지만,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과도한 부담을 받고 있다"며  "OTT, 플랫폼 사업자를 비롯해 글로벌 회사까지 분담할 수 있도록 구조 개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예 기금을 없애고 일반 회계로 차입, 즉 세금으로 ICT 사업을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김용희 선문대 교수는 "방발기금은 과거 독점적 지위를 보장 받은 사업자들이 초과이익을 환원하는 성격이었지만, OTT 등장으로 구조적 취지가 약화됐다”며 “기금 축소가 불가피한 만큼 앞으로는 국세를 기반으로 한 일반회계에서 관련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진기금·방발기금 통합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오래전부터 밝혀왔고 여러 방안을 두고 연구 중이다"면서 "기금 제도 개선 문제는 업계 부담과도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유료방송업계 등과도 충분히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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