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이 이민당국 단속에 적발돼 체포·구금되자 현지 공장을 운영하는 국내 식품 및 화장품 업체 등이 비자 확인 등 관리 강화에 나섰다. 기업들은 이번 사태가 자사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미국 출장이나 파견 인력 운영을 두고 재확인하는 등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농심 관계자는 8일 "농심의 미국 공장 인력은 현지인으로 구성돼 있고, 한국에서 파견된 주재원들은 모두 E2(투자), L1(주재원) 등 정식 취업 비자를 보유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농심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소재 1·2공장에서 라면과 스낵을 생산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역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은 캘리포니아 풀러턴, 뉴욕 브루클린을 포함해 미국 전역에 약 20개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19년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를 통해 운영되는 현지 생산시설 인력은 대부분 현지인"이라며 "한국에서 파견된 주재원들도 정식 비자를 발급받아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주에 오는 2027년 제빵공장을 세울 예정인 SPC그룹은 미국에 아직 인력을 파견하지 않은 상태다. SPC 관계자는 "현재는 공사 전 단계라 파견 인력이 없고, 향후 착공이 진행돼도 현지 법규를 철저히 준수해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태로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출장을 전면 중단했고, 현대차도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국 출장 보류 방침을 내린 만큼 미국 진출 기업들은 비자 요건을 재차 확인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유통관련 업체 한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현지 파견 인력과 비자 요건을 점검했다"며 "다만 식품·패션·뷰티 업계는 ESTA나 단기 상용비자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이번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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