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가 하락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는 손실을 보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등 '물타기'에 한창이다. 하지만 시장은 더 강하게 오르며 손실 규모만 키우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1.34포인트(1.54%) 오른 3395.54로 마감했다. 앞서 10일 3314.53포인트로 3310선을 넘어선 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일명 '곱버스'(곱하기 인버스)ETF는 일제히 급락했다. 대표적인 하락 베팅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이달에만 10.17% 손실을 기록했다. KIWOOM 200선물인버스2X(-9.92%), PLUS 200선물인버스2X(-9.89%), TIGER 200선물인버스2X(-9.62%) 등도 비슷한 수준의 낙폭을 보였다. 특히 9월 10~11일 이틀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5.55% 하락하며 낙폭이 가팔라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곱버스 ETF 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9월 5~11일)간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2750억원)였다. 이어 KODEX 인버스(587억원),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122억원), TIGER 200선물인버스2X(89억원)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KODEX 레버리지 ETF를 127억원 순매수해 대조를 이뤘다.
일각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인버스 투자전략을 보이는 것에 대해 ‘기준점 편향’에 따른 행동으로 보고 있다. 특히 추세가 형성된 시장에서 역추세 추종전략은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약 1조원 가까이 순매수했으나, 같은 기간 약 34%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00일간(6월 4일~9월 10일) 이 ETF에 개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9953억원에 달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단기 조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곱버스 ETF에 자금 쏠림과 물타기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지난달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코스피가 이달 급등하기 시작하자 일부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불안 심리가 확산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기초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적 특성상 장기 보유 시 손실이 누적되는 ‘음의 복리’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수가 횡보하거나 오르는 경우, 하락 방향에 베팅한 곱버스는 구조적으로 수익률이 악화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하락 베팅보다는 상승장 속에서의 기회를 포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 의지와 시장 유동성, 미국의 통화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코스피 상단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곱버스 투자는 단기 모멘텀 수단일 뿐, 장기적 전략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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