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K증시] 체력 강해진 코스피 '상승률 선두'…글로벌 증시와 어깨 나란히

  • 10년 만에 2000대 '박스피' 탈출

  • 시총 합계액·증가폭도 모두 최대

  • 증권가 "일시 반등 아닌 구조전환

  • 부양정책·기업실적 상승세 뒷받침"

1992년 자본시장 개방 이후 한국 증시는 늘 변방에 머물렀다. 미국 뉴욕, 일본 도쿄, 홍콩 등 글로벌 주요 증시와 비교해 자본시장은 허약했고, 기관과 개인의 투자여력도 미미했다. 그래서 외풍에 더 심하게 흔들렸다. 전 세계 12대 경제강국으로 도약한 이후에도 K-증시의 체력은 허약했다. 근 10년의 시간을 2000포인트대 '박스피'에 머물렀던 게 방증이다. 

그랬던 K-증시가 강해졌다. 연초 2000포인트 후반이던 코스피는 단숨에 3000을 넘었고, 이제 3500포인트 돌파를 앞두고 있다. 그 사이 시가총액 합계액(코스피·코스닥)은 올 들어서만 무려 1200조원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들도 한국 증시에 돈을 쏟아넣고 있다. 이 결과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K-증시의 상승률은 단연 1위를 기록 중이다.

◆ 압도적 상승률 K-증시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3449.62를 기록, 5거래일 연속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이제 3500까지는 50.38포인트를 남겨 뒀다. 이 같은 상승세는 K-증시 출범 이후 단 한번도 없었던 일이다. 증권가에선 K-증시가 일시적 반등을 한 것이 아닌 구조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코스피 수익률이 주요국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외국인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 우호적인 거시환경이 '바이 코리아'로 이끌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코스피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해진 증시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올 들어 코스피 상승률은 43.76%. 주요국 20개국(G20) 증시 중에서 가장 높다. 최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12.47%, 15.73%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와 중국 상해종합지수도 12.22%, 15.18% 올랐지만 코스피 수익률을 이기진 못했다. 지난해만 해도 코스피 수익률은 G20 중 11위에 그쳤다. 하반기에는 20위로 꼴찌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시가총액도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다. 코스피 상장기업 시가총액 합계는 연초 1963조원에서 16일 현재 2838조원으로 800조원 넘게 증가했다. 코스닥 시총 합계도 344조원에서 449조원으로 100조원가량 늘었다. 이로써 코스피·코스닥 시총 합계는 연초 대비 1000조원가량 급증했다. 시총 합계액, 증가폭 모두 역대 최대치다. 

◆ 외국인+3低가 상승랠리 키웠다
코스피의 역대급 상승랠리를 만든 요인은 다양하다. 우선 외국인투자자들의 시각이 달라졌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영향력이 높은 '큰손'이다. 기관·개인보다 훨씬 큰 매매 규모로 단기 주가 흐름을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에서 외국인이 차지한 비중은 37.07%였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12거래일 만에 6조9320억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아직 매도 우위지만 최근 매수세가 강해졌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 배경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 금리 인하 전망에 따른 달러 약세 등을 꼽는다. 

달러 약세 역시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다. 달러 약세 국면에서는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 앞서 2017년에도 달러 약세가 지속되자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높아지면서 코스피가 연간 21.76% 상승하기도 했다. 

KB증권은 증시 부양책 영향뿐만 아니라 '3저 호황'이라는 거시경제 환경도 증시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환율·저유가·저금리 추세가 1986년 이후 40년 만에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되면 더 뛴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거시 환경이 뒷받침해주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 기대감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저환율·저금리·저유가의 조합은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더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책과 '3저'의 조합은 한국 증시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실적이 상승세를 뒷받침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기업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이 잦아들고, 소폭 반등하고 있다"며 "선행 12개월 실적 전망은 연말까지 약 5%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를 감안하면 현재의 밸류에이션 배수 유지 시 펀더멘털 개선에 기반한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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