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놓고 엇갈린 입장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필귀정"이라며 "법치주의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밝혔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야당 말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랜 친구 윤석열 따라 구속된 권 의원, 사필귀정"이라며 "아무리 특검 수사를 거짓이라 호도해도, 교주에게 큰절하고 챙긴 뒷돈은 숨길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22대 국회 현역 의원의 첫 구속이자, 특별검사 제도 도입 이후 불체포 특권이 있는 현역 의원이 구속된 첫 사례다. 권 의원은 구속 결정 직후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정치 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구속은 첫 번째 신호탄"이라며 "아무리 탄압하더라도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무죄를 받아내겠다"고 전했다.
전 최고위원은 이에 "국회는 검찰 동우회가 아니다. 불법까지 저지르며 죽마고우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고, 국민의힘을 내란의 늪에 빠뜨린 검사 우정의 끝은 결국 감옥"이라며 "부디 구치소 동기 윤석열과 함께 자숙하며 자당과 대한민국 정치사에 끼친 해악을 반성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마땅한 결정"이라며 "법치주의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통일교와 권 의원의 유착은 단순한 불법 정치자금과 청탁 수준이 아닌 특정 종교와 정치가 결탁해 벌인 국정농단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제라도 거짓을 운운하면서 동정을 호소하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해 국민 앞에 책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권 의원이 사실상 국민의힘 주인 역할을 해왔다"며 "친윤(친윤석열) 핵심이었고, 아직도 국민의힘은 친윤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치 탄압"이라고 맞서며 반발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이 정부와 민주당이 장기 집권을 위해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는 야당 말살 단계"라며 "지금은 야당인 것이 죄인인 시대"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여당이 "내란특별재판부를 밀어 붙이고, 대법원장은 사퇴하라 하고, 패스트트랙 재판을 통해 국민의힘을 완전히 해체하려 하고 있다"며 "모든 문제를 어떻게 싸워 나가야 할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참담하다"며 "국회 안에서 국민의힘 중심으로 사법부 독립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데 사법부가 알아서 먼저 드러누운 상황"이라며 "특검에서 소설을 상상하듯 사건을 만들어내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권 의원 구속영장 발부를 계기로 장외 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는 21일 대구에서 '야당 탄압·독재 정치 국민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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