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명한 AI 투자 '온도차'… "기술력 믿어 달라" vs "매출이 먼저"

  • 18일 AI 스타트업 투자 모색 간담회

  • 스타트업 "매출 아닌 기술·사업화 지표 평가해야"

  • VC "매출과 엑시트 구조가 중요…시장 리스크 경계"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8일 서울 강남구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서 모험 혁신적 AI 투자 추진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8일 서울 강남구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서 '모험 혁신적 AI 투자 추진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가 인공지능(AI) 3강 도약을 목표로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VC) 사이의 간극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발굴·투자를 위한 간담회가 18일  서울 강남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AI 펀드 조성과 투자 활성화 관련 논의가 진행됐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스타트업이 많아지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중요하다”며 “정부 지원뿐 아니라 투자 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연계돼 스타트업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KIF·PIF 펀드와 함께 AI 혁신펀드 3000억, 우정사업본부 펀드 1000억 등 총 7000억 원을 마련했고, 2030년까지 4조3000억 규모의 AI 펀드를 조성해 국민성장펀드 30조 원과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현실적으로 AI스타트업 대표들은 공통적으로 ‘투자 문턱’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찬규 메이아이 대표는 “AI는 이제 막 태동하는 시기인데도 단기 매출이 없다는 이유로 저평가된다”며 “기술 성공률은 높았지만 매출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자가 지연된 적이 있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기술 성공률이나 전환율 등 사업화 가능성 지표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도 “로봇처럼 비용 집약적 산업은 단기간 매출보다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더 중요하다”며 그는 “투자 검토 과정에서 기술이 시장에 안착하기 전에 ‘언제 매출이 나오냐’는 질문만 반복돼 답답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심사 방식도 해커톤처럼 지속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반면 VC는 ‘매출’이라는 분명한 기준을 제시했다. 박정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초기 기업 투자는 중요하지만 결국 상장이나 후속 투자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매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일부 IMM인베스트먼트 대표는 “AI 산업은 성장성이 크지만 리스크도 상당하다”며 “정부 펀드가 시장 왜곡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민간 투자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스닥 시장 구조상 밸류에이션을 높게 책정하기 어렵다”며 “VC는 결국 엑시트가 가능한 구조를 가장 중시한다”고 덧붙였다.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역시 “지금은 투자 ‘가뭄기’이지만, 결국 살아남는 기업은 고객과 시장에서 매출을 만들어내는 회사”라며 “AI라는 이름만으로는 투자 명분이 약하다”고 말했다.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명확한 기술 검증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공통적으로 나왔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정부가 마련한 투자 경진대회가 실제 투자 유치에 도움이 됐다”며 “이 같은 기회를 더 자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VC 측도 “미국처럼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평가할 수 있는 경진대회나 실증 테스트 무대가 많아져야 투자 기준이 정립된다”며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이런 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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