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재계, 채용문 '활짝' 연 배경은 

  • 청년 실업 장기화 시 소비·경기 위축 우려

  • 정부·재계, 청년 일자리 해법 모색에 맞손

  • 삼성·SK·현대차 등 "일자리 지속 창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42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42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대기업들이 고율 관세 부담과 업황 악화 등에도 신규 채용 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있다. 정부의 청년 실업 해소 의지에 부응하는 한편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을 이끌 우수 인재 확보 없이는 위기 극복과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전략적 판단도 더해진 행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현대차, LG, 포스코, 한화, HD현대 등 주요 기업은 이날 4만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발표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청년 고용 주문에 화답했다. 

그간 주요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만 매년 상·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해 왔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발 관세 리스크 등의 불확실성으로 전반적인 채용 규모가 축소되는 추세였다. 

실제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았거나 채용 문을 아예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청년 고용이 위축되면 잠재성장률 하락과 생산성 둔화, 소비력 감퇴 등 국가 경제가 처한 난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는 정부 혼자 풀 수 없다"고 강조하며 재계의 동참을 요청한 배경이다. 정부는 오는 20일 '청년의 날'을 앞두고 이번 주를 '청년 주간'으로 지정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음 달에는 15년 만의 대규모 채용 박람회 개최도 예고됐다. 

재계 '맏형'인 삼성전자가 먼저 호응했다. 삼성은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뜻에 따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채용 규모를 확대해 왔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8월 19일 이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앞서 열린 경제단체 및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대미 투자와 별개로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게 관련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주요 부품사업,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산업과 인공지능(AI) 분야 등에서 집중적으로 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9개 계열사가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다. 

SK그룹도 반도체와 AI, 디지털전환(DT) 분야 인재 확보에 힘을 쏟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인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에서 우수 인력 채용에 나선다. 아울러 포스코, 한화, HD현대 등도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채용 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이 국내 채용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반도체·AI 등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채용도 국가 경쟁력의 한 축"이라며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청년 채용에 나서면서 국가 경쟁력 강화는 물론 소비 시장의 활력 제고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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