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더 셰드'에서 글로벌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할 예정이다. 2019년 첫 개회 후 해외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복합 위기가 닥친 미국 현지에서 핵심 경영 전략을 발표해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도전적 포석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는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량 확대 및 생산 거점 확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현지화된 운영 체계, 그룹사 시너지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그룹 '톱 3'라는 위치에 올랐다"며 "불확실성의 시기를 다시 마주했으나, 이전의 경험처럼 또 한 번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미래 모빌리티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美 투자 확대로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
북미는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 207만대 중 30%를 차지한 시장이다.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뒤 현재까지 북미 권역에 205억 달러를 투자했다. 지난달 그룹 차원에서 발표한 향후 4년간 대미 투자액 260억 달러 중 현대차가 절반에 달하는 116억 달러를 담당한다.미국 현지 생산 비중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지난 3월 양산을 시작한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30만대에서 2028년 5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북미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올해 30%에서 2030년 77%로 끌어올린다.
미국 외에도 혁신 생산기지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올해 4분기 완공 예정인 인도 푸네 공장도 향후 연간 25만대를 목표로 생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인도 내 생산능력(CAPA)은 현재 약 80만대에서 1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내년 1분기 완공 예정인 울산 신공장은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하는 전동화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한다.
아울러 주요 신흥 시장에서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반조립제품(CKD) 생산 거점도 확장하며 25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한다. 중동 지역 최초의 현대차 생산기지인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HMMME)은 연간 5만대 규모로 내년 4분기 가동을 시작한다.
◆'현지 맞춤' 전동화 차량 출시 예고
주요 시장에서는 전동화 전환이 더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차의 북미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올해 30%에서 2030년 77%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한국 시장은 37%에서 65%로, 유럽은 49%에서 85%로 성장할 전망이다.현대차는 내년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파워트레인 기반의 신차를 지속적으로 시장에 출시한다.
하이브리드 차량 라인업은 2030년까지 엔트리부터 중형, 대형, 럭셔리를 포괄해 18개 이상으로 확대해 현재보다 2배 이상으로 구축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첫 후륜(RWD) 기반이자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인 럭셔리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년 출시하고, 추후 합리적 가격을 갖춘 엔트리 하이브리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아이오닉 9 등 E-GMP 전용전기차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특화 상품성을 갖춘 신형 전기차들을 유럽, 중국, 인도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극복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유럽 시장에는 내년에 '아이오닉 3'를 출시한다. 인도 시장에서는 2027년 현지 전략 경형급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선보인다.
현대차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적용으로 경쟁력을 갖출 신형 전기차를 지속 시장에 내놓으며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는 비용은 낮추면서도 에너지 밀도, 충전시간 등의 성능은 개선하고, 더 안전한 구조와 첨단 진단 시스템을 채택한 차세대 배터리 시스템을 향후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차가 주도하는 수소전기차(FCEV)는 올해 2세대 넥쏘를 출시한 데 이어 향후 내연기관과 동등한 수준의 주행성능과 내구성을 갖춘 모델을 지속 개발하고 승용·상용을 아울러 시장 확대에 집중하기로 했다.
파워트레인 기술력 강화와 함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는 2026년까지 'SDV 페이스 카' 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양산차에 확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내년 2분기에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된 차량들이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 N·제네시스 등 고성능 브랜드 성장 지속
올해 각각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고성능 브랜드 '현대 N'과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성장도 적극 추진한다.현대차는 2030년 현대 N의 연간 판매 목표를 10만대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판매대수인 2만3000여대의 4배 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현대차는 현재 한국,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형성된 현대 N을 호주, 영국, 캐나다 등 서구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으로 지속 확장할 계획이다.
라인업 확대도 적극 추진한다. 현대 N은 현재 5개 모델로 구성된 라인업을 2030년까지 7개 모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향후 새롭게 투입될 N 모델은 글로벌 베스트셀링 차량을 기반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EV 기반의 N 모델 외에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고성능 모델 개발도 추진된다.
제네시스는 2030년 글로벌 판매목표를 연간 35만대로 설정했다. 이는 올해 약 22만5000대의 예상 실적과 비교해 55%가량 늘어난 것이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고유의 철학으로 완성할 고성능 트림 '제네시스 마그마'의 첫 차량인 '제네시스 GV60 마그마'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또 2021년 출시한 북미 전용 준중형 픽업트럭 '싼타크루즈'의 성공을 이을 중형 픽업트럭도 2030년 전까지 현지 시장에 선보인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과 트레일러 법인 현대트랜스리드의 트레일러 상품과, 이르면 2028년 미국 현지 생산이 시작되는 전기 상용 밴 등을 앞세워 북미 상용차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향후 5년간 77조3000억원 투자
현대차는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 투자 30조9000억원 △설비투자(CAPEX) 38조3000억원 △전략투자 8조1000억원 등 77조3000억원 등을 집행한다. 지난해 제시한 투자 계획(70조3000억원)보다 7조원 늘어난 규모다. 현지화 전략 실행 및 SDV,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2025년 6~7% △2027년 7~8% △2030년 8~9%로 설정했다. 하이브리드 및 제네시스 중심 판매 믹스 개선, 지속적인 현지 생산 및 소싱 최적화 등 현지화 전략, 하이브리드 및 EV, SDV 원가 경쟁력 강화 등으로 지속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도 추진하며 주주환원 정책도 적극 시행하기로 했다. 2025~2027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매년 최소 35%의 총주주환원률(TSR) 기준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고, 주당 최소배당금(DPS) 1만원 등의 주주환원정책을 이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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