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관세, 중국 부진 사이에 고심 중인 현대차, 틈새시장 공략 고삐

  • 호세 무뇨스 "미국 판매 차량 비중 2030년까지 80%로 확대"

  • 미국발 무역 관세 대응으로 수출 시장 다변화 예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두 배로 확대하며 글로벌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중국 시장의 장기적인 부진을 만회하고 중앙아시아·동남아에서 새로운 성장 거점을 찾는 '투 트랙' 전략도 본격화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CEO)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2030년까지 미국 판매 차량의 80% 이상을 현지에서 생산해야 시장 상황에 대응하고 성장도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40% 수준인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두 배 가까이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미국에 판매된 91만2000대 중 39.5%인 36만 대를 앨라배마공장(HMMA)에서 생산했다. 여기에 올해 가동에 들어간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의 생산량을 2028년 50만 대까지 끌어올려 연간 90만 대 이상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이달부터 적용되는 미국의 25% 수입차 관세에 대응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555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국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과 함께 중요 시장이었던 중국의 경우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연간 판매량이 10만대 안팎에 머물면서 고전하는 상황이다. 실제 베이징현대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5만9311대로, 전년 대비 27% 줄었다. 지난해 현대차의 중국 생산량은 16만5338대로, 2023년 대비 31.5%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 현지화와 중국 부진 사이에서 중앙아시아와 동남아는 새로운 대안이다. 카자흐스탄자동차산업연합(AKAB)에 따르면 현대차는 상반기 2만4218대를 판매해 브랜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32.8% 늘어난 수치다. 현지 아스타나 모터스는 알마티에 연간 8만여 대의 현대차 및 제네시스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조립공장 HTK를 운영 중이다.

동남아·중동 시장에서도 판매 확대가 뚜렷하다.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올 상반기 2만4204대를 판매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투싼(3832대), 엑센트(3793대), 크레타(3163대) 등 현지 맞춤형 모델이 두루 선전했다.

중동 지역 최초의 현대차 생산기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법인(HMMME)도 내년 4분기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연간 5만 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이 공장은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 거점을 한층 다변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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