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순 수출 13.5% 증가에도… 美 관세 압박에 수출 불확실성 증대

  • 조업일수 착시 벗기자...美관세 영향에 일평균 수출 10.6%↓

  • 자동차·대미 일평균 수출 급감...하반기에도 불확실성 지속

  • 2분기 대미 관세액, 반년만에 47배 폭증...정부, 협상 총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우리나라 수출이 9월 들어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9월 추석'에 따른 기저효과와 미국 관세 조치 여파가 겹치면서 일평균 수출은 오히려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조업일수 증가 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관세 부담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청이 22일 발표한 '9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401억1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월간 수출액은 지난 1월 한때 적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2023년 6월 이후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전년 대비 1.3% 증가해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4.5%)을 제외한 주요 품목이 모두 호조를 나타냈다. 승용차(14.9%), 선박(46.1%) 등이 큰 폭으로 늘었으며, 특히 반도체 수출은 27.0% 늘어나 전체 수출 비중의 23.7%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6.1%), 중국(1.6%), 베트남(22.0%), 유럽연합(EU·10.7%), 대만(22.9%) 등 주요 교역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달 20일까지 조업일수는 16.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0일)보다 3.5일 길다. 올해 추석이 10월인 데 반해 지난해에는 9월 중순에 추석 연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한 수출액은 24억3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0.6% 줄었다. 감소폭도 1~10일 8.4%에서 1~20일 10.6%로 확대돼, 9월 전체 일평균 수출도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미 수출과 자동차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일평균 대미 수출은 3억9600만 달러로 지난해(4억7400만 달러)보다 16.4% 급감했다. 자동차 일평균 수출액도 2억7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2% 줄었다. 

문제는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다. 한국은 지난 7월 미국과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지만 후속 협의가 지연되면서 여전히 25% 고율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반면 일본산 자동차는 지난 16일부터 관세가 15%로 낮아지며 한·일 간 경쟁 구도가 역전됐다. 업계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와 의약품 등 품목 역시 미국이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지만 모두 명문화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관세 부담이 현실화되는 모습도 뚜렷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대미 수출 상위 10개국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 대미 수출 관세액은 총 33억 달러로 지난해 4분기 대비 47배(4614%) 급증했다. 이는 대미 상위 10개 수출국 중 최대 폭 증가다. 한국은 지난 1분기까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가 거의 없었으나, 2분기부터 보편관세(10%)와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 품목 관세가 적용되며 증가 폭이 커졌다. 

정부는 한·미 관세 협상 관련 후속 협의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아세안(ASEAN) 경제장관회의를 계기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고위급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23일 말레이시아로 출국할 예정이다. 지난 1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협상한 이후 일주일 만의 재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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