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롯데카드 해킹, 남의 일 아냐"

"당분간 IPO 계획 없어…상장은 자금조달 수단 중 하나일 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롯데카드 해킹사고와 관련해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당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22일 서울 영등포구 현대카드 본사에서 출입기자단과 만나 내부적으로 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라는 주문을 많이 하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보안에 100억원을 더 투자해서 해결된다면 쉬운 문제지만 예산으로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조직을 바꾸는 방식으로 흔들어서 다시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업공개(IPO)와 관련한 정 부회장의 가치관도 공유됐다. 그는 당분간 상장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히면서 “상장은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수단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상장 외에도 유상증자 등 여러 방법이 있는데 처음부터 상장을 하려고 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부회장은 국내 금융사들이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도 표했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언론 등 사회가 금융을 ‘공공재’로 규정하고, 수익성을 강화하라는 소명을 주지 않아 가치를 높이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공공재로서 역할을 하려면 사업이 단순해지고, 사업이 단순해지면 내수 중심 시장이 될 수밖에 없어 선진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카드업계가 경영난을 겪는 것과 관련해서는 “(카드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이 점점 더 단순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카드사의 주요 수입원인 수수료가 계속 낮아져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밥상을 차릴 때도 돈이 많아야 반찬을 올릴 수있다”며 “카드사들이 돈이 없어지니까 밥상이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