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1000병 쏟아내는 국내 최대 맥주 공장…하이트진로 강원공장 가보니

  • 홍천강 품은 청정수와 자동화 설비가 만든 맥주

  • 연간 6500만 박스 출하 국내 최대 맥주 생산 현장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테라 생산 모습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테라 생산 모습 [사진=하이트진로]

"1초에 17병, 1분에 1000병 생산이 가능합니다"

22일 찾은 강원도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유리벽 너머 컨베이어 벨트 위로 줄지어 움직이는 맥주병들이 눈에 들어왔다. 빛을 받아 반짝이는 초록빛 병들이 하나의 물결처럼 움직이는 모습은 '국내 최대 맥주 공장'이라는 수식어를 실감하게 했다.

1997년 준공된 강원공장은 대지 16만평 규모에 연간 50만㎘의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최대 맥주 공장이다. 테라·켈리·필라이트·수출용 발포주 등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이날 기자는 생산 현장을 따라 걸으며 제조 과정을 직접 둘러봤다.

첫 코스는 맥주 제조 설비를 둘러보는 구간이었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마치 몽골의 전통가옥 '게르'를 금속으로 빚어낸 듯한 거대한 원통형 구조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구조물의 정체는 맥주의 주재료인 보리를 보관하는 사일로였다. 보리는 발아와 건조 과정을 거쳐 맥아가 되고, 분쇄와 가열을 통해 단맛이 나는 맥즙으로 재탄생한다. 여기에 홉을 더해 향과 쓴맛을 입힌 뒤 효모를 투입해 발효하면 비로소 맥주가 완성된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맥주 저장탱크 사진김현아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맥주 저장탱크 [사진=김현아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는 발효와 저장을 위한 탱크가 108기 자리잡고 있다. 탱크 하나의 용량은 무려 60만ℓ에 달한다. 공장 관계자는 "한 사람이 하루 500㎖ 맥주 10병씩 꼬박꼬박 마신다고 가정하면, 무려 330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다. 

제조가 끝난 맥주는 용기별 라인으로 이동한다. 병맥주의 경우 회수된 공병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공정도 간단하지 않았다. 회수한 병은 자동 선별기를 거쳐 불량을 거르고, 합격한 병만 긴 라인을 따라 네 단계 세척과 정밀 검사를 거친다. 시간당 약 6만6000병을 처리한다는 세척기는 유리병이 빠르게 드나드는 광경만으로도 압도적인 규모감을 전했다.

세척을 마친 병은 주주기로 옮겨져 0~1도의 저온 상태에서 맥주가 채워진다. 설비가 원을 그리며 돌 때마다 1초에 17병씩,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 병들이 가득 차고 뚜껑이 닫혔다. 밀봉을 마친 병들은 곧바로 '워머' 설비로 옮겨져 표면의 물기를 말린 뒤 라벨 부착기로 향했다. 라벨을 입는 순간, 밋밋했던 초록 병들은 우리가 아는 '테라' 맥주가 된다.

견학의 마지막 코스는 지난해 리뉴얼된 '하이트진로 PARK'였다. 홍보관과 역사관, 포토존을 지나 도착한 360도 미디어아트관에서는 공장 투어 과정에서 봤던 거대한 맥주 탱크 내부가 영상으로 구현돼 탱크 속에 직접 들어온 듯한 감각을 줬다. 시음 공간에서는 갓 생산된 테라와 캘리를 생맥주로 맛보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브랜드 굿즈를 판매하는 숍과 쏘맥 제조 과정을 배우고 ‘쏘맥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방문객들의 흥미를 더했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시음할 수 있는 켈리 생맥주와 현장에서 발급한 소맥 자격증 사진김현아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시음할 수 있는 켈리 생맥주와 현장에서 발급한 '소맥 자격증' [사진=김현아 기자]

이하정 생산지원팀장은 "리뉴얼 이후 한 달 평균 1600~2000명이 강원공장을 견학하고 있다"며 "연간 2만명 방문을 목표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강원공장은 친환경 설비로도 주목받는다. 제조 과정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재활용하는 열재생시스템(ERS)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고, 홍천강 수질을 지키기 위해 방류수 관리 기준을 강화했다. 최근 4년 연속 Non-GMO 인증을 받으며 원재료와 공정 관리 수준도 국제적 검증을 통과했다. 맥주의 주원료도 차별화 요소다. 테라는 호주산 맥아, 켈리는 덴마크산 프리미엄 맥아를 사용한다.

현재 강원공장은 병 2개, 캔 2개, 페트병 1개, 생맥주 2개 등 총 7개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자동화 설비와 분당 1000병 생산 체계는 외국 양조 기술자들이 견학을 올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태환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품질관리팀장은 "강원공장은 홍천강 청정수와 최첨단 설비를 바탕으로 맥주의 신선함을 지키고 있다"며 "앞으로도 까다로운 품질 관리와 위생 기준을 철저히 지켜 소비자가 언제나 믿고 마실 수 있는 맥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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