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유엔서 "역사 정면으로 마주해야...전쟁 참화 반복 안해"

  • 이시바 "아시아, 전후 일본에 '관용 정신' 보여줘"

  • 이스라엘에 "평화로운 해결 막으면 대응할 것"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 저녁 (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전후 80년을 맞아 "어떤 나라도 역사를 정면에서 마주하지 않고는 밝은 미래를 열 수 없다"며 "전쟁의 참화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지난 8월 15일 종전기념일에 이같은 다짐을 마음에 새겼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이 아시아의 '관용 정신'에 힘입어 세계 영구 평화 실현에 힘써 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1955년 일본이 참가한 제1회 아시아·아프리카 회의(반둥 회의)에 대해 언급하면서 "아시아 사람들은 전후(戰後) 일본을 받아들이는 데 관용의 정신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국제사회가 다시 분열과 대립으로 향하고 있다며 "분열보다 연대, 대립보다 관용"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이시바 총리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침공을 강하게 비판하고 작전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이 평화로운 해결을 막는다면 새로운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견제하기도 했다.

일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국으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 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에 반대하는 점을 고려해 승인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이시바 총리는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에 대해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언제 승인할 것인지'가 문제"라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동시에 "가자 주민들이 직면한 상상을 초월한 고통을 방관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측에 대해서도 이슬람 조직 하마스에 의한 인질 석방 등 책임 있는 통치를 촉구했다.

이시바 총리는 창설 80년을 맞은 유엔의 개혁도 촉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비상임이사국 확대를 요구하면서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안보리 결의를 부결시키고 우크라이나 침략을 계속하는 상황을 문제시했다. 

그는 핵 군축에 대해서는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해서는 핵 보유국과 비보유국 양측이 참여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가 유일한 수단이라고 호소했다. 피폭 시인의 단가(短歌)를 소개하며 "히로시마·나가사키를 방문해 피해 실상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북한을 겨냥해서는 세계의 핵 군축 노력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시바 총리는 "핵과 미사일 개발은 국제사회 평화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 등을 위해 2002년 북일 평양선언에 입각한 국교 정상화를 목표로 한다는 기존 입장도 반복해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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