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호찌민시가 마이찌토 대로(과거 투득시)에 시범적으로 자전거 우선도로를 조성해 친환경 교통체계 확충에 나선다. 자동차·오토바이와 분리한 전용 차선으로 설계하는 이번 사업은 공공 자전거 대여소와 대중교통을 연결하는 새로운 이동 방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현지시각)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구 투득시 지역 마이찌토 대로 양측 인도의 일부를 개조해 길이 약 5.8km 구간에 폭 2m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드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공사는 오는 10월 초 착공돼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며 총 사업비는 1300억동, 우리 돈으로 약 7억원으로 책정됐다.
노선은 응우옌 꺼 탁에서 D1 거리까지 이어지며 최고 속도는 시속 20km로 제한된다. 도로 표면에는 시인성이 높은 특수 도색이 적용되고 살라, 뉴시티, 선애비뉴, 마이찌토 버스정류장 등 인구 밀집 지역에 공공 자전거 대여소 5곳이 설치된다.
이 노선은 향후 버스 및 지하철과 연결돼 시민들의 교통 선택지를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짧은 거리 이동 시 자전거를 이용하면 운동과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26년에는 보 응우옌 얍 거리까지 연장돼 안푸 지하철역과 직접 연결될 계획이며, 응우옌 꺼 탁 거리도 보수해 사이공 리버사이드 공원까지 이어지는 양방향 자전거 도로로 확장될 예정이다.
팜 비엣 투언 환경경제연구소 박사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해 친환경 교통 확대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벤탄–수오이 띠엔 지하철 노선에서 접이식 자전거 반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결성이 잘 확보되면 많은 이용자가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를 위해 교차로 개선과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 같은 보완책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응우엔 흐우 응우옌 호찌민시 도시계획개발협회 박사도 "본격적인 확장에 앞서 실제 수요 조사와 인구 밀도, 대중교통 연계성, 주요 시설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이용 편의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자전거 전용도로가 단절된 비효율적 노선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호찌민시는 2021년부터 시내 중심가에 공공 자전거 대여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전용 도로가 없어 자전거가 자동차·오토바이와 같은 차로를 공유하며 안전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과거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는 파스퇴르, 쩐 흥다오, 응우옌 반 꾸 등 주요 도로에 자전거 차선이 존재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다. 2022년에는 보 응우옌 얍 거리 일부 구간에 자전거 및 보행자 도로를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실제로 추진되지 못한 바 있다.
한편 하노이시도 올해 또 릭 강변에 길이 4km·폭 4m 자전거 도로를 조성했다. 이 도로는 꺼우 지아와 동다 지역을 통과하며, 깟 린–하동 도시철도의 랑역과 하노이 도시철도 3호선 뇬–하노이 구간의 8번 역과도 연결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