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GGGF] 장병탁 교수 "AI 3대 강국…기술, 생태계, 제도 3박자 필요"

  • 반도체, 로봇, ICT 인프라 아우르는 융합형 모델로 차별화

  • 대기업·스타트업·학계 간 개방형 플랫폼 중요

장병탁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前 서울대학교 AI연구원장가 25일 아주경제신문이 개최한 2025 GGGF포럼에서  AI ‘3대 강국’ 도약 위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0250925사진유대길 기자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前 서울대 AI연구원장)가 25일 아주경제신문이 개최한 2025 GGGF포럼에서 ' AI ‘3대 강국’ 도약 위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한국이 글로벌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 생태계, 제도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며 “한국만의 강점을 살린 차별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25일 아주경제신문이 주최한 ‘2025 착한성장 좋은일자리 글로벌포럼(GGGF)’ 특별강연에서, 한국이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AI 기술의 진화 방향을 이해하고, 산업 전반에 융합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생성형 AI는 고도화하며 사람처럼 지각, 하고, 행동하는 기계로 발전하고 있다. 다양한 센서를 통해 시각, 청각에 최근에는 촉각을 더해 인간 수준의 지각 능력을 갖고 인간처럼 방대한 자료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이를 토대로 추론하는 사고과정을 거친다. 로봇에 탑재되는 AI는 인간처럼 행동할 수 있다.

장 교수는 AI 발전을 판단형·생성형·에이전트형·물리적 AI로 구분하며, 앞으로는 디지털 세계에 국한된 성과를 물리적 세계로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판단형 AI는 쉽게 말해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는 문제다. 다양한 파라미터를 분석한다. 경우의 수를 산출해 최적의 해답을 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장 교수는 AI가 넘어설 수 없는 영역이라고 여겼던 바둑을 넘어섰던 알파고가 판단형 AI의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생성형 AI의 경우 인간의 감독 없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단계를 뜻한다. 방대한 자료를 학습한 AI는 스스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창조의 영역으로 발전하고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서로 다른 종류의 자료를 학습하고 만들어 내는 대규모 멀티모달 모델로 발전했다. 

에이전트 AI는 강화학습을 통해 인간을 넘어서는 전략까지 구사한다. 지난 2019년 구글 딥마인드가 프로게이머와 스타크래프트2 경기를 펼친 결과 10대 1로 압승했던 사례가 강화학습의 좋은 사례다.

마지막 단계는 물리적 AI로 모방학습을 의미한다. 이미지나 언어를 이해해 이를 로봇의 행동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로봇이 직접 학습데이터를 수집해 행동하고 동작이 실패했을 때 이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등 물리적 AI로 발전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AI의 성과는 언어와 영상, 데이터 분석 같은 디지털 영역에 집중됐지만, 앞으로는 로봇, 모빌리티, 제조업, 스마트팩토리 등 물리적 세계와 결합해야 한다”며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자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보유한 국가로서 이러한 융합을 통해 산업 지능화를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주요국 전략을 비교하며 한국만의 독자 모델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미국은 빅테크 중심의 민간 주도형 생태계를, 중국은 국가 주도의 대규모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 역시 국가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거대 AI와 피지컬 AI간 융합 실증 클러스터를 만들고 AI반도체와 로봇, 바이오를 연계한 전략 거점 도시 육성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공공데이터 개방, 활용 인프라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로봇, ICT를 결합한 ‘디지털-피지컬 융합형 모델’로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이를 통해 AI 반도체, 로봇·모빌리티, 바이오·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I 생태계 조성과 관련해서는 대기업·스타트업·학계 간의 개방형 혁신 플랫폼 구축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단일 주체가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민간과 학계, 정부가 협력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지금까지도 투자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실리콘밸리나 중국과 비교하면 절대적인 규모가 작다.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대형 펀드와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한국의 현실도 신산업 기회로 연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의료와 돌봄 서비스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하면 고령사회인 일본과 유럽 등으로의 수출 가능성도 크다”며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광 의료 등의 연계 산업을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기술 혁신과 생태계 조성 외에도, 인재 양성과 제도 혁신의 중요성을 덧붙였다. 그는 “AI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초·중등 교육부터 데이터·AI 기초를 강화해야 하며, 대학과 대학원에서는 융합형 고급 인재를 육성하는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산업 현장 종사자와 일반 국민을 위한 평생학습 체계와 함께, 글로벌 연구 협력 확대를 통해 국내외 인재가 활발히 교류하는 환경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규제 개선과 함께 AI 신뢰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혔다. 장 교수는 “의료, 금융, 모빌리티 등 분야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확대하고, AI 서비스에 대한 신뢰성 인증제도도 도입해야 한다”며 “AI는 기술일 뿐만 아니라 사회와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기 때문에 윤리와 공정성, 보안에 대한 기준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총체적 척도”라며 “지금이야말로 ‘AI 코리아 시대’를 열어갈 결정적 시기다. 실행과 연합, 그리고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만의 AI 혁신 모델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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