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은 전날 첫 재판을 마친 김건희 여사를 25일 구속기소 이후 처음으로 소환 조사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로 소환해 오후 2시 30분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내용은 이우환 화백 그림 뇌물 의혹을 중심으로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관계자는 브리핑을 통해 "금일 오전부터 김 여사를 이우환 화백 그림 공여 사건과 관련해 조사 중"이라며 "오전 조사 종료 시각은 11시 10분, 오후 1시 30분부터 재개했다"고 말했다. 다만 차담회 의혹이나 학폭 무마 의혹은 이번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인사 공천 청탁 및 금품수수 의혹을 병행 조사하며, 박창욱 경북도의원과 구속된 김모씨를 소환 조사했다. 오후 2시에는 박현국 봉화군수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김 여사의 소환은 지난달 29일 구속기소된 이후 처음이다. 특검은 김상민 전 검사가 김건희 여사 측에 고가의 그림을 건네며 4·10 총선 공천을 청탁했는지 여부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해 총선 공천 당시 김 전 검사는 이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약 1억4000만원에 구입한 뒤 이를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씨에게 전달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특검은 이날 조사 외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 조사는 개별 사안마다 부르는 방식이 아닌 모아서 한 번에 조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소환 일정이나 구치소 방문 조사 등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다.
특검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 전반과 관련해 조사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개별 사건마다 부르지 않고 종합해 적절한 시기에 한 번에 소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과 한학자 총재에 대한 기소 여부 검토에도 들어갔다. 특검팀은 구속 기간이 연휴 도중 만료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휴 전 기소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기소를 위해 특검 내부에서는 시간표를 면밀하게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부회장이자 웰바이오텍 회장인 이기훈씨를 삼부토건 주가조작 혐의로 26일 구속기소할 예정이다. 웰바이오텍 관련 주가조작 관여 의혹은 기소 이후에도 계속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구속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오는 30일 오전 10시에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재통보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은 어제 특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9월 30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고 요구하는 2차 출석 요구서를 교도관을 통해 어제 오후에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윤 전 대통령 측이 방문조사에 응하겠다는 언론보도를 두고는 "특검 측에 어떤 의사도 따로 전달된 적 없다"고 일축했다.
또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청사 1층 정문이 아닌 지하로 왔던 것과 관련해선 "지하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나서 자연스럽게 문이 열려 들어갔던 것으로 보이고, 의도적으로 피하려 했던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11차 공판에 불출석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은 26일 내란특검팀의 추가 기소로 열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1차 공판과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붙인 석방) 심문 기일에는 출석한다. 해당 재판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재판 중계를 허용해 달라는 특검팀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다만 같은 날 진행되는 보석 심문 중계는 불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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