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는 2015년 코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빼내느라 고통스러워하는 바다거북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주인공이다. 이 영상은 전 세계에 충격을 줬고, 플라스틱 빨대에서 종이 빨대로 바꾸는 등 플라스틱 빨대 사용 제한 움직임을 촉발했다.
코스타리카를 중심으로 바다거북을 연구하는 해양 생물학자인 저자는 바다거북을 포함한 해양 생물을 위한 환경 문제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코스타리카에서 장수거북, 푸른바다거북 등 다양한 종을 연구하며 알을 보호하기 위한 인공 둥지를 만드는 등 현장에서 펼친 활동을 책에 풀어냈다. 또한 그는 이 책에서 바다거북의 생태와 그들이 처한 위기, 이로 인해 지구 생태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을 고찰했다.
“배설강에 손을 대자 물컹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조심스레 끌어당기자 그것이 순순히 끌려 나왔다. 조금씩, 조금씩 내 손에 잡혀 나온 것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검은색 비닐봉지였다. 비닐이 다 빠져나오자 알이 기다렸다는 듯 둥지로 쏟아졌다. 암컷이 먹이로 착각하고 집어삼킨 비닐봉지가 소화 기관을 떠돌다가 배설강으로 흘러들어 알이 나와야 할 구멍을 막았던 것이다. 이 녀석은 운이 좋았지만 많은 거북이 훨씬 비참한 운명을 감수했을 것이다.” (134쪽)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전문가 토비 윌시는 이 책을 통해 1800년대부터 이어진 인공지능의 과거와 현재를 정리하고, 미래까지 내다봤다.
그는 대규모 실업과 소득 불평등, 민주주의 위협, 로봇 전쟁 등 인공지능이 초래할 부정적 측면을 내다보면서도, 동시에 인공지능이 신약 개발, 병 진단, 금융사기 예방 등 이미 인류의 삶을 개선하고 있다고 본다. 저자는 ‘인간의 지능이 가진 특별함은 무엇일까?’, ‘과연 실리콘 속에서도 인간의 지능을 구축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이에 답한다. 저자는 노동, 일자리, 의료, 교육, 이동, 저작권, 개인정보, 금융, 책임, 윤리, 존재론적 문제까지 광범위한 분야가 AI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10~20년은 거대한 도전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인간은 똑똑하기 때문에 똑똑함에 너무 많은 가치를 부여한다. 하지만 우리의 초능력은 지능이 아니라 사회에서 나왔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데 모여 집단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 덕분이었다. 물론 지능도 도움이 되었다. 지능이 없었다면 언어도 없었을 것이고, 언어가 없었다면 함께 그렇게 일을 잘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중략) 우리 대부분은 무인도에서 혼자 오래 버티지 못한다. 따라서 지능은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다. 지능은 우리의 생존을 도와주는 존재다.” (226쪽)

‘혈관 선생’이라 불리는 저자는 병원에 온 환자에게 혈관의 상태를 벚나무에 빗대어 설명한다. 대동맥이 ‘줄기’, 신체 말단에 있는 동맥이나 정맥, 모세 혈관이 ‘가지와 잎’에 해당한다. 꽃 하나하나는 뇌, 심장, 폐, 소·대장, 뼈와 같은 장기다. 줄기, 가지, 잎, 즉, 전신의 혈관 건강이 모든 것의 기본이다. 혈관이 건강하면 영양분이 우리 몸 세포 하나하나 구석구석에까지 잘 전달되어 모든 장기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저자는 ‘베지퍼스트(채소부터 먹기)’를 권한다. 빵이나 밥 등 탄수화물부터 먹고 싶은 것을 꾹 참고 식이섬유부터 먹기를 습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은 오크라, 참마, 나도팽나무버섯 같은 다소 끈적끈적한 식품, 다시마, 미역 같은 해조류, 양파, 마늘, 우엉, 아보카도, 방울양배추 등의 채소, 숙성된 키위, 사과, 귤 등의 잘 익은 과일, 말린 무화과 등이다.
“따뜻한 ‘온(溫)우동’ 말고 차가운 ‘자루우동’, 갓 지은 밥 말고 찬밥이 좋은 이유는 우동이나 밥에 포함된 전분의 일부가 저항성 전분으로 바뀌어 식이섬유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럼, 식이섬유가 좋다는 말일까? 그렇다. 식이섬유는 ‘100년 혈관’에서 빠질 수 없는 영양소다. 식이섬유에는 ‘불용성 식이섬유’와 ‘수용성 식이섬유’의 두 종류가 있다. 둘 다 중요하지만, 혈관 관리 차원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수용성 식이섬유다. 물에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는 식품의 수분을 흡수해서 묵직한 젤리 같은 상태가 된다.” (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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