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이어 KCC도…자사주 EB 발행 '백기'

KCC 사옥 전경 사진KCC
KCC 사옥 전경 [사진=KCC 제공]
태광산업에 이어 KCC도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KCC는 지난 24일 발표한 자사주 활용 계획을 철회한다고 30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회사의 경영환경과 주주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보다 명확하고 안정적인 방향을 택하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KCC는 지난 24일 전체 발행주식 17.2%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활용한 처분 계획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자사주 35만주(3.9%)를 소각하고, 88만2300주는 EB 발행에 사용하며, 30만주는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다는 내용이었다. 처분 계획이 공시된 24일 KCC 주가는 11.75% 급락했다.

주주들의 반발도 거셌다. KCC 주요 주주인 라이프자산운용은 공시 다음 날인 25일 주주서한을 통해 "지분가치 희석을 유발하는 EB 발행 결정은 시장에 큰 충격"이라며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부터 유동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소액주주들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결정은 지난 6월 태광산업이 전체 자사주 24.41%를 EB 발행에 쓰겠다고 발표했다가 주주 반발로 계획을 잠정 보류한 사례와 맞물린다. EB는 일정 기간 후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으로, 발행 시 자사주가 향후 시장에 매물로 풀릴 수 있어 주가에는 통상 악재로 작용한다.

증권업계에서는 KCC의 이번 철회 결정이 기업들의 자사주 기반 EB 활용 관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자사주 소각 의무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EB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자사주 소각을 우회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는데, KCC가 이를 철회하면서 이러한 전략에 일종의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을 앞두고 기업들이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올해 8월까지 자사주 기반 EB를 1조411억원어치 발행하며 유동화 방안으로 활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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