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악재 반영 한 번에…환율 1420원대, 5월 이후 최고치

  • 원·달러 환율 23.0원 오른 1423.0원 출발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0일 추석 연휴 기간 주요 변수를 한꺼번에 소화하며 1420원대로 치솟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3.0원 오른 1423.0원으로 출발한 뒤 횡보 중이다. 지난 5월 2일 장중 1440.0원까지 오른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연휴 기간 한때 역외 거래에서 142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흐름이 이날 시초가부터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미국 의회의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연방정부가 일부 기능을 멈추는 '셧다운' 상황이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9일째 지속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375 수준이다. 지난 2일 종가인 97.881보다 크게 높아졌다.

미국 정부의 3500억 달러 규모 현금 투자 압박이 해소되지 않은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연휴 중인 지난 4일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났지만 의견 교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일본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아베노믹스를 계승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엔화 가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이날 오전 9시1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29.63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30분 기준가(951.35원)보다 21.72원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05엔 오른 153.12엔이다. 지난 7일 2개월 만에 150엔대로 올라선 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400원대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연휴 동안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의 깜짝 당선으로 엔화 가치가 4% 가까이 급락하며 원·달러 환율도 1420원대 중반까지 레벨을 높였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고용 둔화로 뚜렷한 약달러 재개 전까지는 환율 하락 재료가 마땅치 않은 상황인데, 이마저도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지표 발표가 잠정 중단된 상황"이라면서 "월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원화에 우호적인 협상이 타결될지도 미지수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고용 보고서 발표 재개로 약달러로 전환되거나 대미 투자 협상에서 우호적인 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당분간 상방 압력이 우세해 1400원대 등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1420원 선을 쉽게 내줄 경우 전략적 환 헤지 발동을 알렸던 1470원 목전까지 상단이 열렸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며 "미국 주식시장 사상 최고치 경신 랠리를 좇는 거주자 해외주식투자 등 실수요도 가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5 서울한강 어텀워크 -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