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 도시의 리허설 오사카 엑스포

  • 오사카 엑스포 2025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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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넥스나인 대표] 

170년간의 엑스포 역사속 일본에서 엑스포가 치뤄진건 2번째이다. 오사카 엑스포 1970, 그리고 55년 후 다시 개최된 오사카 엑스포 2025. 엑스포는 대부분 시대의 거울이었다.

그리고 2025년 오사카 엑스포는 그 거울을 한층 더 정교하게 다듬은 ‘도시 실험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만의 인공섬 유메시마(夢洲)는 역설적이게도 원래 산업 폐기물 매립지였지만, 지금은 재생에너지, 수소발전, 하수열 이용 등 탄소제로 인프라가 실험되는 도시 실험실로 변모 중이다. 하수도와 발전소, 교통수단까지 ‘순환형 도시’의 개념이 연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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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엑스포 2025 마스코트 '마큐마큐': 사진, 필자제공] 


박람회는 더 이상 ‘한시적 축제’가 아니라 도시 인프라의 시험장이다. 미래의 도시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무대이자, 시민이 직접 그 변화를 체험하는 참여형 콘텐츠가 된 것이다. 미래도시는 박람회처럼 설계되어야 하고, 도시계획은 이제 콘텐츠처럼 경험되어야 한다.

이번 엑스포의 전시들은 기술 전시가 아니라 예술적 체험의 형태로 재구성되어 있다. ‘문명의 숲(Forest of Civilization)’이나 공식 마스코트 ‘마큐마큐(Myaku-Myaku)’는 단순한 마스코트가 아니라, 기술, 인간, 감정이 융합된 하나의 테크 아트이다. 인공지능과 로봇, 메타버스는 기술 그 자체보다 ‘인간의 감각을 확장하는 장치’로 등장한다. 산업과 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기술은 감정의 언어로 번역된다. 결국 산업 전시는 스토리 텔링이자 감정 산업이라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참여형 전시는 관람이 아닌 공감의 경험을 설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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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엑스포 테크 데이: 사진, 필자 제공] 

또한, 이번 박람회는 지역 스타트업의 글로벌 무대 데뷔라는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오사카 테크데이(Osaka Tech Day)나 간사이 파빌리온에서는 지역의 중소 스타트업 기업들이 자사 기술을 세계 시장에 소개하고, 해외 투자자와 직접 연결 기회를 마련했다. 엑스포는 더 이상 대기업만의 홍보 무대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체의 ‘첫 무대’의 시작으로서 기능한다. 전시 자체가 수출의 시작이고, 네트워킹이 곧 시장의 창출이 된다.

브랜딩의 축도 달라졌다. 1970년 오사카 엑스포가 ‘국가 발전’을 상징했다면, 2025년 엑스포는 ‘도시 혁신’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는 오사카市가 주도하고 있다. ‘Osaka Smart City’라는 도시 이미지가 국가 브랜드보다 더 선명하게 부각되고 있다. 브랜드 주체가 국가에서 도시, 그리고 시민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의 글로벌 이벤트가 ‘시민 참여형 브랜드 축제’로 진화할 것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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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엑스포 한국관 전경: 사진, 필자 제공] 


마지막으로, 진정한 박람회는 지속가능한 레거시를 남길 때 완성된다. 1970년 엑스포의 유산이 오늘의 ‘엑스포 공원(万博公園)’이라면, 2025년은 엑스포 종료 후 ‘간사이 이노베이션 아일랜드(Kansai Innovation Island)’로 전환될 예정이다. 엑스포 기간의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도시와 산업의 DNA를 바꾸는 장기적 프로젝트인 셈이다. 행사는 끝나도 콘텐츠, 공간, 네트워크는 남는다. 그것이 진짜 박람회의 의미일 것이다.

오사카 엑스포 2025는 단순한 국가행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2030년형 도시’를 미리 경험하게 하는 리허설이며, 산업, 예술, 시민이 함께 만드는 살아 있는 도시 콘텐츠다. 미래도시는 박람회처럼 만들어지고, 박람회는 도시처럼 성장한다. 사우디 엑스포 2030,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사막의 땅에 얼마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갈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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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메시마驛 구름인파: 사진, 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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