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무버' 택한 정의선 리더십...취임 5주년 글로벌 톱 3위로 '우뚝'

  • 2020년 영업이익 4.4조원서 지난해 26.9조원으로 503% 성장

  • AI, 로봇, SDV, UAM 등 첨단 모빌리티 투자도 적극적

  •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속 선제적 수출 다변화 전략 적중

  • 정 회장 "산업 패러다임 변화 주도, 경쟁자와 협력 강화 통해 위기 극복"

 
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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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4일 취임 5주년을 맞는다. 정 회장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내연차 환경규제 강화, 공급망 재편 등 각종 불확실성 속에서도 '퍼스트 무버'를 자처하며 현대차그룹을 세계 톱 3위로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5주년을 맞은 그의 경영 리더십이 한층 완숙해지면서 로봇,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취임한 2020년 10월 14일 이후 지난해까지 약 5년간 영업이익이 5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차·기아의 통합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20년 163조1657억원, 4조4611억원에서 2024년 매출액 282조6800억원, 영업이익 26조9067억원으로 각각 73.3%, 503.1% 늘었다. 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같은기간 2.5%대에서 9.2%로 높아졌다.
 
현대차, 기아의 올해(1~9월) 판매량도 548만3433대로 미국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연내 720만대 판매는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는 정 회장 취임 직후인 2020년 연간 630만대 판매량에서 2023년 730만대 판매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토요타(1082만대), 폭스바겐그룹(924만대)에 이어 723만대 판매고를 올리며 글로벌 판매량 톱 3위에 안착했다. 
 
이 같은 성공의 배경에는 정 회장의 과감한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취임 이후 5년간 과감한 사업 확장과 적극적인 투자로 완성차 기업을 넘어 첨단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21년에는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했고, 2022년에는 자율주행기술 스타트업인 포티투닷을 인수해 SDV 차량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자율주행차는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기술이자 자동차 제조공정의 안전성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핵심 퍼즐이다. 
 
보호무역주의가 '뉴노멀'로 등장하면서 정 회장의 수출 다변화 전략도 빛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유럽을 넘어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전동화 거점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특히 제네시스는 품질, 안전, 성능 강화는 물론 글로벌 디자인센터 구축으로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수평적 소통과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를 통해 순혈주의 문화가 강했던 현대차그룹의 이미지를 기술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변모시킨 것도 정 회장의 성과다. 그는 수석부회장 시절이던 2019년부터 자율복장, 상시채용, 외부인재 적극 영입 등을 통해 보수적이었던 기업문화를 개방적으로 바꿨고, 지난해에는 그룹 최초로 외국인 CEO인 호세무뇨스 현대차그룹 사장을 발탁했다. 정 회장은 당시 "국적, 성별, 학력, 연차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일하는 사람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회장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가 가장 큰 난관이다. 현재 한국의 최대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은 관세율을 15%까지 낮추면서 현대차그룹의 미국 가격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다. 정 회장은 관세를 차값 인상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룹이 올 3분기 부담해야 할 관세 비용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현대차그룹의 빠른 전동화 전환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내수 시장을 보유한 중국 신규 업체들을 견제해야 하는 상황도 장기적으로는 부담이다.

정 회장은 과감한 투자, 기술 혁신, 경쟁자와의 전략적 협업 강화를 3가지 키워드로 삼아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세상의 빠른 변화, 매일 높아지는 고객들의 기대감,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 등 수많은 도전과 불확실성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면서 "산업 패러다임 변화 주도, 과감한 투자, 필요에 따른 경쟁자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단순히 제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미래 기회의 창출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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