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장벽도 뚫었다, 베트남 대미 수출 27% 폭등

  • 섬유·전자·목재 전 부문 호조... 올해 1300억 달러 돌파 전망

탄화성의 탄화 수산물 수출입 주식회사에서 수출용 조개 제품을 포장하는 작업 현장 사진베트남 통신사
타인호아성의 수산물 회사에서 수출용 조개 제품을 포장하는 작업 현장 [사진=베트남 통신사]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도 흔들리지 않고 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수출액은 1120억 달러(약 160조8000억원)를 돌파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27% 증가했다. 세계 경기 불안정과 무역 장벽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산 제품은 꾸준히 시장을 확장하며 현지 기업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모양새다.

12일(현지 시각) 베트남 매체 VN Express가 베트남 관세청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베트남의 수출 성장세는 섬유, 전자, 기계, 농수산 등 전 산업 분야에서 고르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섬유 및 의류 부문은 160억 달러(약 23조원)를 기록하며 20% 이상 성장했다. 미국 내 소비 회복과 글로벌 브랜드의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이 맞물리면서 베트남이 주요 공급처로 급부상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내 공장들이 중국 이외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베트남 기업들은 일찌감치 주문을 확보할 수 있었다.

품목별로 보면 기계와 장비, 도구 등의 부문은 140억 달러(약 20조원)를 넘어 30% 이상 성장했다. 이는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이 증가한 가운데 베트남의 생산 기반이 글로벌 가치사슬 속에서 한층 공고해졌음을 보여준다. 컴퓨터와 전자제품 부문 역시 삼성, LG, 폭스콘, 인텔 등 글로벌 제조사의 베트남 공장 확장에 힘입어 136억 달러(약 19조원)를 기록했다.

소비재 부문에서도 신발류는 86억 달러(약 12조원)로 약 15% 증가했고, 목재 및 목제품은 72억 달러(약 10조원)를 넘어서며 10% 이상 반등했다. 미국 주택시장 침체로 한동안 부진했던 목재 산업이 다시 활력을 되찾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호찌민시 수공예 및 목제품 협회(HAWA)의 응우엔 짜잉 프엉 사무총장은 “미국은 여전히 베트남 목재 산업의 핵심 시장이며 기업들은 원자재 현지화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과 수산물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베트남 정부와 기업들은 표준화된 생산지 조성, 원재료 추적 시스템 구축, 지속가능성 인증 도입 등에 꾸준히 투자하며 미국 수입업체의 환경 및 사회적 책임 기준을 충족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수출을 넘어 ‘신뢰 기반의 무역’으로 진화하는 베트남 산업 구조의 변화를 상징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호관세 조치 이후에도 제품 정보의 투명성과 원산지 추적이 가능해 수출을 재개할 수 있었다”며 “현재 원자재의 절반가량이 현지화됐으며 향후 3년 내 85%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미 수출 확대는 여러 거시적 요인들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완화와 금리 인하로 소비심리가 회복됐고, 다국적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베트남으로 향하면서 수출 기회가 크게 늘었다. 동시에 베트남 기업들은 단순 가공에 그치지 않고 자체 디자인과 브랜드 개발에 적극 투자해 수익성을 높인 것도 한몫했다. 또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와 EVFTA(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와 같은 자유무역협정은 생산 기준 향상과 기술 전환을 촉진하며 미국 시장의 까다로운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기여했다.

한편,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올해 베트남의 대미 수출 규모가 1250억~1300억 달러(약 180조~약 18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로 베트남이 아세안 내 미국의 두 번째 교역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을 시사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원산지 위반 및 환적 제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일부 품목에는 추가 관세나 세이프가드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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