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올해 쌀 생산분 중 예상 수요량을 넘어서는 16만5000t 중 10만t 규모를 격리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13일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확기 쌀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올해 쌀 예상생산량은 약 357만4000t이다.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2만ha 감소했지만 10a당 생산량은 527kg으로 전(514kg)·평년(518kg) 대비 증가하면서 지난해에 생산 감소분은 약 1만1000t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밥쌀 소비 감소 추세와 가공용 소비 증가 등을 감안한 쌀 예상 수요량은 340만9000t으로, 올해 쌀 예상 과잉 물량은 약 16만5000t 수준이다.
위원회는 지난해 수급상황을 감안할 때, 올해 민간재고 부족으로 이월되는 구곡 물량이 평년보다 적고, 최근 일조량이 전·평년에 비해 부족하며 깨씨무늬병 등으로 인해 쌀 최종 생산량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 결과 초과량 중 10만t 격리 계획을 수립하고, 다음 달 13일 발표되는 쌀 최종생산량과 내년 1월 발표 예정인 소비량 등을 감안해 보다 정교하게 수급을 재전망하고 상황에 맞는 수급대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격리가 결정된 10만t은 올해 8월말부터 추진한 정부양곡 5만5000t 대여 반납 물량과 가공용으로 용도를 제한해 밥쌀 시장에서 격리하는 사전격리 4만5000t 물량이다.
정부는 현재 쌀값은 전·평년 대비 높은 수준이나, 올해 햅쌀 생산량이 수요량보다 초과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햅쌀이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10월 중순 이후에는 산지쌀값이 안정화되고 소비자 쌀값도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소비자 쌀 할인행사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고 할인폭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농식품부는 최근 깨씨무늬병 피해로 인한 농업인의 어려움을 감안해 발병원인 분석에 필요한 정밀조사를 실시한 후 조사결과를 종합 검토하여 10월 중 농업재해 인정 및 복구비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벼멸구 피해의 경우 수확이 완료된 농가도 수량감소 등 증빙을 거쳐 복구비를 지원한 바 있다.
또 깨씨무늬병 등 피해벼에 대해 농가희망물량 전량을 매입해 농가 소득 안정을 도모하고 시중의 쌀 품위 저하를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농가의 원활한 벼 판매를 위한 산지유통업체 벼 매입자금 지원과 특별단속 등을 통한 쌀 유통질서 확립도 추진한다.
이날 위원회는 최근 일본 쌀값이 높게 유지됨에 따라 우리나라 쌀 수출을 확대해 나갈 필요성을 논의하고 농식품부도 쌀 수출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강구하기로 했다.
강형석 농식품부 차관은 “올해도 쌀 초과생산이 전망되지만, 최종생산량이 일부 변동될 수 있다는 의견 등을 감안해 초과량 중 10만 t을 우선적으로 격리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단경기 산지쌀값이 뒷받침됨에 따라 수확기 쌀 수급이 평년에 비해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수확기 이후에도 쌀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시장 전반에 대한 동향 파악을 면밀히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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