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대책 "6개월 버틸 뿐"…'예상 못할 공급카드' 필요성 높아져

  • "공급확대 신뢰 줘야"…용산공원·국정원 부지 등 과감한 공급책 병행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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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5일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초강력 수요 억제책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단기간 '거래절벽'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률이 잡히기 쉽지 않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대출 규제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되기 힘든 데다 집값의 상승 원인이 근본적으로 수급 불균형에 있어 규제만으로는 잠재 수요를 억누르기 힘들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급 대책 신뢰성이 떨어져 불안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며 구체적이고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광범위한 규제 지역 지정에 대출 규제까지 강화한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던 지역이 대부분 이번 대책의 영향권에 들면서 단기간 거래 절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아파트 기준 총 230만 가구가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사실상 보유한 현금이 없으면 서울 주택을 사지 말라는 말이나 다름없다"며 "당분간은 거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구 금호동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대출이 막히면서 이제는 현금을 갖고 있는 실수요자만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라 거래량은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대책 효과가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화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6·27 대출 규제 발표 이후에 단기간 시장 관망세가 이어졌으나 8월 말부터 다시 집값 상승세가 나타난 것처럼 대출 규제만으로는 시장의 수요를 완전히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9월 공개한 '가계대출 규제의 규제영향 분석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의 직접적인 효과는 약 6개월만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강력한 규제로 수요를 우선 막아놓은 만큼 적극적인 공급 대책도 병행돼야 정책 효과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부터 누적된 공급 부족으로 수도권 입주 물량이 부족할 것이란 불안 심리가 정부의 정책 효과를 덮고 있는 만큼 사람들이 매수를 미룰 정도의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서울 핵심 입지로 꼽히는 용산공원 일부를 주택 용지로 전환해 도심 내 공급을 확대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약 300만㎡에 달하는 용산공원 부지 중 일부(약 2~30%)만 활용해도 몇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태경 보험연구원장이 지난 2021년 국민의힘 의원 시절 제안한 강남 내곡동 국정원 부지를 활용한 주택공급 주장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당시 하 의원은 국정원의 지방 이전을 전제로 "강남 내곡동 국정원 부지는 30만평이 넘는다고 한다"며 "용산정비창 부지 15만평에 아파트 1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하니, 국정원 부지에 최소 2만 가구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내에 충분히 활용 가능한 국·공유지를 찾아내 도심 내 공급을 확대하면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복안이다. 

현 정부도 지난달 공급 대책에서 서울 시내 유휴부지 등을 활용한 공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들 부지에 공급되는 주택은 4000가구 규모로,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부동산 대책은 특성상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만큼 우선 과도한 수요를 억제하는 방향은 맞다"면서도 "근본적으로 시장이 안정되려면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은 빠르게 진행된다는 신뢰를 줘야 '지금이 제일 싸다'는 불안감을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국토부는 도심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노후 청사와 국공유지 복합개발 세부계획 및 주요 후보지를 연내 발표하는 등 9·7 대책의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수도권에 3만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 입지도 검토해 공급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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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장만 많이 진는다고 능사가 아니다.경쟁력 있는 셰계적인 도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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