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 경제팀 전원 미국행…한·미 관세협상 타결 임박 가능성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와 관련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협상할 예정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와 관련,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협상할 예정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경제 수장 전원이 방미에 나서면서 한·미 관세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을 찾은 협상단이 백악관 관리예산국(OMB)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에 대한 합의점이 마련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통화스와프 체결과 관련해서는 ‘아르헨티나 방식’이 거론되기도 하다. 다만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논의는 진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 지지부진하던 관세 협상, 한·미 당국자 “협상 진전” 언급

1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했다.

대통령실뿐 아니라 경제·통상 부처 수장 전원이 미국에 집결하면서 한·미 관세협상 타결이 조만간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국 주요 인사들로부터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CNBC 방송에서 “우리는 한국과 (무역협상을) 마무리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용범 정책실장 역시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대미 투자 방식과 투자처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말 미국의 상호관세와 자동차·자동차 부품에 대한 품목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하고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이 전액 직접 투자를 주장하면서 최종 타결이 미뤄져 왔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220억2000만 달러 수준인 만큼 전액 직접투자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있다. 구윤철 부총리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1년간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외환보유고는 최대 150억~200억 달러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 △합리적 수준의 직접투자 비율 △‘상업적 합리성’ 차원의 투자처 선정에 대한 관여권 보장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희토류 통제에 협상 급물살…OMB 찾아 최종 조율 가능성

최근 국제 통상 환경이 급변하면서 협상이 속도를 내는 흐름도 감지된다. 미·중 간 희토류 수출 통제를 둘러싼 갈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상무부는 9일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기로 발표했고, 미국은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은 용납할 수 없는 수출 통제를 전 세계에 부과했다”며 “우리와 동맹국들은 지시를 따르거나 통제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이 통상 협상 전선을 확장하기는 부담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이 워싱턴DC 도착 직후 OMB를 찾는 것도 협상 타결 기대를 자극하는 장면이다. OMB는 미국의 핵심 예산 관리 기관으로, 대미 투자펀드 문구 조율과 절차적 쟁점 점검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투자 형태로 ‘아르헨 방식’ 관측…분산투자도 거론

투자 실행 방식으로는 외환시장 충격 완화를 고려해 원화를 활용한 대미 투자 방안이 거론된다. 양국 중앙은행이 아닌 미국 재무부와 통화스와프를 맺고 미국 측이 원화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미국은 최근 아르헨티나와 이 방식으로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바 있다. 자금 출처는 외환안정화기금(ESF)이며, 미 재무부가 금융안정을 위해 가지고 있는 일종의 비자금이다. 

다만 대미 투자 규모가 3500억 달러에 이른다는 점에서 ESF 방식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재무부가 공개한 지난 8월 '미국 재무부 환안정기금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ESF의 자산 규모는 약 2210억 달러로 3500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때문에 길게는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분산투자 방안도 제기된다. 이외에도 달러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이는 국가부채로 대미투자액을 조달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결국은 미국 측이 어느 선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를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한국은행은 "양국 정부간 협의 중인 사항에 대해 현 시점에선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도 "우리 정부는 미국과 대미투자 관련 협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이로 인한 외환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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