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바이오헬스가 수출 반등에 성공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 우려 속에서도 견조한 의약품 위탁생산(CMO) 수요와 의약품 공급 부족에 따른 수입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산업통상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9월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8% 급증한 16억7900만 달러(약 2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역대 9월 최고 수준이던 2020년(14억 달러·2조원), 2021년(13억9000만 달러·1조9900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부문별로 보면 지난달 의약품 수출액은 11억600만 달러(1조5800억원)로 37.5%, 의료기기는 5억7300만 달러(8200억원)로 32.9% 각각 증가했다.

주춤했던 오름세가 다시 회복한 것도 고무적이다. 1월을 제외하고 줄곧 성장을 이어갔던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지난 7월부터 두 달 연속 역성장했다. 7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감소하고, 8월엔 11.7% 쪼그라들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CMO 수요 증가와 수출국 다변화 노력 등에 힘입은 결과다. 전 세계 의약품 최대 시장이자 자국보호주의 열풍이 거센 미국에서 두자릿수대 실적 성장을 기록한 것도 눈에 띈다. 지난달 전체 대미 수출액은 자동차와 철강 등 관세 부담이 큰 품목들 실적이 줄며 1.4% 감소한 반면, 의약품은 18.9% 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행한 상호관세 충격의 완충 역할을 한 셈이다.
일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 대일 수출액은 3.2% 증가하고, 그 중 바이오헬스는 60.5% 급증했다. 고령화로 인한 의약품 수요 확대와 공급 부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수출 반등은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았다. 미국과 함께 양대 수출국인 대중국 수출은 1년 전보다 119.9% 급등하고, 유럽(3.2%)과 중동(22.8%)에서도 성장세를 보였다.
수출 호조에 바이오기업 실적도 큰 폭으로 뛰었다. 셀트리온의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010억원을 기록해 역대 3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램시마SC'와 '옴리클로' 등 수익성 높은 신규 바이오시밀러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역대급 실적이 기대된다. 3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60.7% 급증한 5441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쟁력 있는 품질과 미국과 유럽의 고령화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한국 의약품 수출 성장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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