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자 늘고, 부채 불고' 어깨 무거운 LH…"재정·인력 지원 시급"

  • 작년 퇴직자 619명·올해 부채 165조원…"공급 차질 및 시장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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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사옥. [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현 정부 주택공급의 최전선에 나선 가운데 LH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LH의 고질적인 적자와 인력 조정 등의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난 부채와 인력 부족 속에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는 계획 실현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2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LH 정규직 직원은 6842명이다. 지난 2020년 7317명에 비하면 475명(6.5%) 줄었다. LH는 지난 2021년 3기 신도시 관련 일부 직원의 부동산 투기 사태 이후 개혁안의 일환으로 정원 20% 이상을 감축하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정원 감축 외에 퇴사자 수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 퇴직자는 2022년까지만 해도 510명이었으나 2023년 459명으로 잠시 줄다가 작년 619명으로 1년 새 35% 증가했다.

올해는 8월말 기준 이미 200명이 퇴사해 전년 같은 기간 172명 대비 증가했다. 퇴사자 10명 중 6명 이상이 근속 연수 10년 이하 젊은층(130명)으로 집계됐다. 조직 핵심 인력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내부 공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인력 충원은 매우 부족하다. LH가 최근 3년간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인력 증원은 2022년 716명이었으나 승인되지 않았다. 2023년엔 기재부의 '공공기관 혁신계획'에 따라 증원 절차가 중단됐다. 작년에는 인력 요청 인원 728명 중 103명, 올해는 827명 중 216명만 승인됐다. 정부의 공공주택 공식 방식이 LH 직접 시행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인력 부족으로 인해 사업 부담이 매우 커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 주택산업연구원은 LH가 10만 가구의 물량을 직접 개발할 경우, 향후 3000명 내외의 추가 인력 소요가 발생한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정부 목표인 7만5000가구 공급을 위해선 2000명 이상의 충원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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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고 있는 부채도 고민거리다. 2022년 146조6172억원이었던 LH의 부채는 2023년 152조8473억원, 2024년 160조1054억원, 올해에는 6월 기준 165조206억원까지 늘었다. 부채비율도 2022년 218%에서 올해 222%로 높아졌다. 여기에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5~2029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2029년 261조9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LH 내부에서도 공공성 강화와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임대주택 확대에 따른 손실이 커지는 가운데, 택지 매각 축소와 함께 직접 공급이 늘어나게 되면 공사의 자체 수익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다.

이한준 사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LH가 그동안 '땅장사 기관'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법령상 민간 매각이 불가피했던 구조 때문이었다"며 "직접 시행으로 전환하면 오명은 벗을 수 있겠지만 재정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택지 매각이 중단되면서 자체 수익 구조가 사라졌고, 이에 대응해 LH 개혁위원회와 함께 재무 안정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주택 공급 확대 정책 수행을 비롯해 조직 개혁과 재무구조 개선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이 사장이 지난 8월 사의를 표명했지만 2달여 가까이 사표 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동산 정책 공백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의 중심축으로 LH를 내세운 만큼 선제적으로 인력과 재정부터 현실적으로 보완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인력과 재정 부족으로 사업, 행정 지연이 계속된다면 공급 차질은 물론 시장 불안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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