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과거 쌓였던 유동성이 이동하면서 일부 자산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통상적으로 기준금리를 100bp(1bp=0.01%포인트) 인하하면 성장률이 0.24%포인트 오르는 효과가 있는데 이번 사이클에서는 성장보다는 자산가격 상승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장중 39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에 대해선 "국제 비교로 보면 아직 크게 높은 수준이 아닌 만큼 버블을 걱정할 수준은 전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공지능(AI) 섹터는 전 세계적으로 버블이다 아니다 논란이 많아서 조정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 총재는 통화정책만으로 부동산 가격을 조절할 수 없다는 데 대해선 분명히 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빠른 시일 내 꺾이지 않더라도, 경기 둔화를 감안해 기준금리 인하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부동산 가격은 인플레이션 타기팅(목표 수준 달성)처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물가는 우리가 주도권을 잡고 정책을 하지만 부동산 가격은 정부 정책을 할 때 통화정책으로 부추기는 쪽으로 가지 않겠다는 스탠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이 높으면 계속 (금리를 동결한 채) 기다린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이 더 과열될지 판단하겠지만 금리 인하를 안 했을 때 경기가 훨씬 더 나빠질지도 같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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