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9~30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한국 자동차 업계의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3500억 달러(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패키지 구성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다면 그동안 자동차 업계의 숙원사업인 자동차 관세도 1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한미 자동차 관세 인하를 명문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보고 관련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7월 한미 관세협상에서 자동차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음에도 아직 세부 사항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일본·유럽(EU) 보다 높은 25%의 관세를 부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참석 차 한국을 직접 방문하는 만큼 양국 정상이 관세 협상에 최종 서명을 하고, 실무선에서 구체적인 투자 방식, 대출 확대, 원화 투자 활용 등 방법론을 순차 결정할 것이라는 게 업계 기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관세율 인하를 명문화하지 못한다면 당장 내년부터 현대차·기아의 연간 관세 비용은 10조원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4월부터 적용된 25%의 자동차 관세로 2분기에만 영업비용이 1조6000억원 추가로 발생했다. 미국 내 재고물량 축적으로 관세 부담을 일정 부분 상쇄한 2분기와 달리 3분기에는 관세비용이 약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체 추정이다. 증권가는 관세협상 타결이 늦어져 현행 25%의 관세율이 2026년까지 유지되면 현대차와 기아가 부담할 관세 비용은 9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15%로 낮아진다면 관세비용을 5조9000억원으로 낮출 수 있다.
한국 생산량의 약 9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GM한국사업장도 2분기 관세비용이 5억5000만 달러(약 7919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에도 이 같은 관세비용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GM한국사업장의 연간 영업이익(1조3000억원) 수준을 감안할 때 적자전환 가능성도 점쳐진다. 만약 GM한국사업장이 올해 적자로 전환되면 2021년 이후 4년만의 어닝쇼크로, 글로벌GM의 사업장 정리 수순 1순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중견 완성차 업체들이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지만 미국 관세 리스크를 벗어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면서 "한국 자동차들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경쟁사와 달리 관세 부담을 가격에 전가하고 있지 않아 지속적으로 재무 부담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빨리 한미 정부가 관세 합의안을 명문화 해야 국내 자동차 및 부품업계 전반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자동차 및 품목 관세가 15%로 인하된다면 미국 투자, 가격 경쟁력 등도 다시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주 주지사는 지난 23일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24일에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만나 향후 미국 투자 및 고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같은날 빌 리 미국 테네시 주지사도 이수일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등과 만나 미국 내 생산 및 공급망 확대 강화 방안을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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