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에서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이 고신용자에 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고신용자 차주가 2금융권으로 이동한 데다가, 새마을금고에서도 건전성 관리를 위해 고위험 차주에 대한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저신용자 비중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새마을금고의 대출 구조가 고신용자 중심으로 재편되며,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이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말 새마을금고에서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중 KCB 신용점수 951점 이상(1000점 만점) 차주가 차지한 비중은 12.6%(3199억원)였으나 올해 9월 기준 이 비율이 40.8%(1조3437억원)로 3배 이상 늘었다.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구조는 사실상 초고신용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초고신용자 대출 비중은 2020년 12.6%에서 2021년 29.8%로 증가한 뒤 △2022년 20.4% △2023년 24.3%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말에는 전년(24.3%)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43%를 기록했다. 반면 800점 이하 차주의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20.6%에서 9.9%로 급감했다.
이는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 강화와 은행권의 보수적 대출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불어난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하면서, 은행권은 대출 심사 기준을 높이고, 고신용자 위주로 여신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중저신용자는 물론 일부 고신용자들까지도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2금융권으로 이동했지만, 이제는 2금융권마저 초고신용자 중심으로 대출이 쏠리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건전성 관리 강화, 대출 심사 기준 상향, 최고금리 인하 정책 등으로 금융기관이 우량차주 위주 대출로 전환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이 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저신용자와 서민 차주는 대출 접근성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금융 사각지대가 커지고, 신용구조 양극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에도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자, 상호금융권까지 ‘대출 절벽’ 현상이 번졌다. 올해 역시 부동산 정책과 함께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어 실수요자인 서민·자영업자 등이 자금난에 내몰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최근 경기 둔화로 중저신용자 대출 수요 자체가 위축된 데다, 정부의 정책금융과 보증부 대출 등 지원 제도가 늘어난 점이 고신용자 대출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중저신용자 금융지원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에 수요만 있다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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