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운영위서 김현지 증인 채택 불발…"정쟁용" vs "애지중지 현지" 고성

  • 내달 6일 대통령실 증인 채택 논의…기관 증인만 부르기로

  • 민주 "오전 출석만 해도 충분…김현지 남편은 왜 부르나"

  • 국민의힘 "국감이 반반 치킨인가…한 사람 지키려 애써"

29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2025년도 국정감사 기관 증인 채택의 건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등 의원들이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2025년도 국정감사 기관 증인 채택의 건을 두고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이틀째 논의했으나 또 불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오전만 출석해도 충분하다"며 "국민의힘이 정쟁용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정쟁이 아닌 검증"이라며 오후 출석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고성을 지르며 공방을 벌였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내달 6일 진행되는 대통령실 대상 국감 증인 채택 건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김 실장을 비롯한 일반 증인 채택은 합의에 실패해 여당 주도로 기관 증인만 출석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기관 증인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우상호 정무수석비서관, 봉욱 민정수석비서관 등이다. 앞서 여야는 전날에도 2시간 가까이 회동을 통해 김 실장의 증인 채택을 두고 합의에 나섰으나 접점을 찾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이날 운영위에서도 여야는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불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은혜 의원은 "김 실장 증인 출석을 놓고 민주당이 내놓은 안이 오전 출석, 오후 불출석인데 국감이 무슨 치킨인가. 반반 출석하게"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김현지 한 사람 지키려고 애쓰니까 이런 코미디가 나오는 것"이라며 "요새 모 과방위원장이 양자역학을 공부한다는데 대통령실이 직접 양자역학을 실천하고 계신 것 같다. '나온다, 안 나온다' 벌써 얼마 됐나. 김 실장이 슈뢰딩거의 공직자인가"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강선영 의원은 "요새 언론에서 '애지중지 현지'라고 하는데 여기에 하나 더 보태고 싶다. '애지중지 현지 뭐지'"라며 "도대체 그 사람이 뭔가"라며 이 대통령과 연관된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곽규택 의원도 "과거부터 대통령과 친했고 총무비서관의 권한을 넘는 권한을 행사했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대통령실에 대한 국감에 반드시 출석을 해야 될 증인"이라며 김 실장이 총무비서관으로 있다가 부속실장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요구가 과도하다며 '정쟁용 몰아가기'라고 주장했다. 전용기 의원은 "김 실장이 총무비서관으로 있었던 것은 100일 남짓"이라며 "물어볼 게 그렇게 많아서 한 달 전부터 의결하는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했던 것인가. 정략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전날 회동에서 김 실장의 남편과 이재명 대통령이 출연한 '냉장고를 부탁해' 예능 관계자들까지 일반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예능 프로그램 한 번 나갔다고 JTBC 대표부터 편성국장, 예능국장, CP, PD까지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하는데 이 사람들 불러서 뭐 할 것인가. 국회 냉장고 드실 건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일"이라며 "인민재판을 해도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표 의원은 "대통령 부부에 대해 할 말이 없으니 잘 알려지지 않은 대통령 참모 하나를 끄집어내 제 1야당에서 총력을 다해 언론 플레이를 하고 온갖 음해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했고, 채현일 의원은 "김 실장 출석 문제를 정쟁의 소재로 삼아 판을 키워, 의도적으로 국정감사 본연의 취지를 몰각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공방이 가열되면서 여야는 한때 고성을 주고받으며 충돌하기도 했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 중 "비겁한 정권"이라고 하자 서미화 민주당 의원이 "뭐가 비겁한가. 내란당에서 무슨 자격으로"이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내란당이라니"라고 반발하며 서 의원을 향해 삿대질했다. 이에 서 의원은 "시각 장애인이라고 무시하는 것인가. 기본적 감수성이 없다"고 했고, 여야 의원 간 충돌이 오갔다.

결국 운영위는 거수 표결을 통해 기관 증인 명단만 담긴 '국정감사 증인 등 출석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투표 결과 재석 의원 24인 중 찬성 17인, 반대 7인으로 다수당인 민주당 주도로 김 실장 증인 채택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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