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中, 친구이자 파트너…보복의 악순환 빠져서는 안돼"

"양국 공감대 형성…후속 조치로 세계 경제에 안심제 제공해야"

트럼프 '대두·희토류·펜타닐' 꺼냈지만…시진핑, 별다른 언급 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30일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중은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관계 안정과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가 이날 정상회담 후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미 관계가 양국이 함께 이끌어온 덕분에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두 나라가 파트너이자 친구로 지내는 것은 역사적 교훈이자 현실적 필요"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양국 간 이견이 존재하더라도 경쟁이 아닌 협력의 방향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양국의 국정 상황이 다르기에 의견 차이는 불가피하고, 세계 1·2위 경제 대국으로서 때때로 마찰이 생기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중·미 관계의 견고한 토대를 다지고, 양국의 발전에 좋은 환경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 주석은 양국 간 경제·무역 협상에서 도출된 합의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양국의 경제·무역팀이 주요 현안을 두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해 문제 해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양측은 후속 조치를 세밀히 조정해 이 합의를 잘 유지·이행하고, 실질적 성과로 중·미 양국과 세계 경제에 '안심제'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한 대화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하며, 미·중 관계를 대립 구도가 아닌 상호 이해의 틀로 복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화는 대립보다 낫다"며 "중·미는 다양한 채널과 수준에서 소통을 유지해 상호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은 장기적 협력의 이익을 중시해야지, 보복의 악순환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평등·존중·호혜의 원칙 아래 문제 목록은 줄이고 협력 목록은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양국 협력이 확대될 수 있는 분야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불법 이민, 전기통신 사기, 자금세탁, 인공지능, 전염병 대응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의 여지가 크며, 관계 부처 간 대화와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며 "세계에는 여전히 많은 난제가 존재하며, 양국이 협력해 대국으로서의 책임을 보여주고, 양국과 세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시 주석을 향해 우호적 제스처를 보였다. 그는 "시 주석과 회담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며 "중국은 위대한 나라이고, 시 주석은 존경받는 위대한 지도자이자 오랜 친구"라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경제·무역과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인문 교류를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양측은 정례적인 소통을 유지하기로 합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중국 방문 의사를 밝히고 시 주석에게 미국 방문을 초청했다.

다만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중국의 대두 수입 재개,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 미국의 펜타닐 관세 10% 인하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