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유리 기판 개발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삼성, SK, LG 등이 앞다퉈 기판 혁신에 역량을 쏟으면서 글로벌 기판 시장을 선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6일 업계 따르면 삼성전기는 연내 유리 기판 샘플 공급을 목표로 주요 고객사들과 물밑 논의에 착수한 걸로 파악됐다. 브로드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삼성전기는 샘플 공급 및 품질 테스트를 마치는 대로 실질적인 파트너십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유리 기판 개발 속도면 이르면 내년쯤 국내 기업과 글로벌 고객사 간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날 삼성전기는 유리 기판 생산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과 손잡고 '글라스 코어' 제조를 위한 협업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AI 반도체의 성능 향상은 기판의 혁신에 달려 있다"며 "글라스 코어 기술을 중심으로 차세대 패키지 시장의 판도를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는 AMD의 샘플 테스트 막바지 단계에 있다. AMD와 실질적인 계약 수주가 맺어질 경우 AMD가 유리 기판 상용화의 첫 고객사가 되는 셈이다. SKC는 지난해 완공한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시 공장에서 유리 기판을 양산해 글로벌 고객사에 납품할 예정이다. 향후 7만2000㎡ 규모 조지아 2공장 건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LG이노텍 역시 최근 구미 4공장 문을 열고 유리 기판 생산을 위한 TGV 장비를 반입했다. 올해 말부터는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시제품 양산에 본격 돌입한다.
반도체용 유리 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여러 방면에서 장점이 뛰어난 차세대 기판이다. 칩의 패키징 두께를 기존 4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7나노급 공정 칩을 3나노급 칩으로 생산하는 효과를 낸다.
두께는 얇은데 열에도 강하다. 열팽창이 낮아 기판 변형을 적고 발열 차단이 뛰어나 안정적인 신호 전송이 가능하다. 성능이 뛰어날수록 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AI 칩에 최적의 부품인 이유다. 또 생산 비용도 실리콘 대비 저렴하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2023년 71억달러(약 9조8000억원)에서2028년 84억달러(약 11조6000억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또 다른 업체 리서치앤드마켓은 지난달 글로벌 유리 기판 전망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기, 앱솔릭스, LG이노텍 등 35개 기업이 전 세계 유리 기판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리 기판은 AI 반도체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의 면적과 전력량을 줄이는데 혁신적인 기술"이라면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상용화 초읽기에 도달한 만큼 글로벌 기업 공급 가능성도 한층 짙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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