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환경규제 이중고에 시멘트업계 '한숨'

  • 올해 시멘트 출하량 3650만t… 1991년 이후 최저

충청북도 제천의 한 시멘트 공장사진아주경제DB
충청북도 제천의 한 시멘트 공장.[사진=아주경제DB]
국내 시멘트업계가 경기 침체와 환경규제 강화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극심한 건설 경기 부진 속에 올해 국내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34년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내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예정돼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11일 한국시멘트협회는 올해 국내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6.5%(721만t) 감소한 3650만t에 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1년 3711만t 이후 업계 최저 출하량이다.

협회는 주요 선행 지표인 건설 수주액이 급감하고, 착공·시공 등 동행 지표가 동반 하락하면서 내년 시멘트 수요 전망 역시 올해보다 1.4% 줄어든 3600만t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의 만성적인 자금난과 공사비 폭등이 이어지면서 시멘트 수요량이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까지 시멘트 누적 출하량(내수기준)은 2792만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227만t보다 13.5% 나 감소했다.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3분기 업계 평균 가동률이 14%까지 하락하며 IMF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도 시멘트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당정은 최근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사실상 확정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4차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계획을 발표하고 온실가스 주요 배출 기업이 내년부터 2030년까지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를 25억3730만t으로 정했다. 기업이 경매에서 돈을 내 구매해야 하는 유상 할당 비율은 2030년까지 발전 부문은 50%, 발전 외 부분은 15%로 단계적으로 올리기로 했다. 시멘트·철강·정유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의 부담이 크게 늘 전망이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등은 해당 기간 시멘트업계가 추가 구매해야 할 배출권이 1898만9000t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배출권 1t당 5만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조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 배출을 줄인 저탄소 시멘트를 개발하며 나름의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경기 둔화로 수익성이 급감한 상황에서 부담이 크다"며 "친환경 생산 설비를 갖출 수 있도록 정부에서 로드맵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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