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中 광군제...최장기간 이어졌지만 소비심리는 '잠잠'

  • 알리바바, 성적표 공개 안 해...징둥, 수치 없이 "주문 신기록"

  • '보조금' 효과에 애플 등 스마트폰은 인기

베이징 지하철역에 게시된 광군제 광고판 사진AFP연합뉴스
베이징 지하철역에 게시된 광군제 광고판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최대 쇼핑행사인 '광군제'(11월 11일)가 막을 내린 가운데, 성적표는 예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오랫동안 지속된 부동산 위기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며 올해 광군제 역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고 12일 전했다.

과거 실시간으로 광군제 매출 규모를 공개하고 행사 종료 후에는 대대적인 미디어 행사를 열었던 중국 전자상거래기업들은 2022년부터는 구체적인 매출 규모를 내놓지 않고 있다. 올해는 관련 수치조차 공개를 더욱 꺼리는 모양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는 지난해에는 행사 종료 직후 총거래액(GMV)이 10억 위안(약 2059억원)을 넘긴 브랜드들과 판매가 급증한 제품군 등을 정리해 소개했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알리바바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징둥은 지난달 9일부터 전날까지 이어진 행사기간 주문량이 작년 동기 대비 60%, 구매 고객 수는 40% 증가해 이전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으나 역시 총거래액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내수 침체 속 올해 광군제는 역대 최장기간 진행됐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12곳 이상의 중국 내 온라인 스토어를 관리하는 회사인 쿵푸데이터의 조쉬 가드너 대표는 로이터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브랜드도 있지만 다른 브랜드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하락한 정도"라며 "잠잠하다는 게 이번 행사 기간의 분위기와 매출을 설명하는 적합한 단어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판매량은 호조를 보였다. 특히 애플 아이폰은 징둥 스마트폰 판매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징둥은 또 인공지능(AI) 태블릿 매출이 작년 대비 200% 급증하고 AI 안경·스피커가 100% 이상 증가하는 등 AI 기반 전자제품 판매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다만 이 역시도 소비 심리 개선보다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투자은행 에버코어 ISI의 중국 거시경제 분석가인 네오 왕은 블룸버그에 징둥이 정부의 소비 보조금을 받는 주요 제품군인 3C(컴퓨터·통신·소비자가전) 판매 선두주자라는 점을 지적하며 "정부 보조금이 12월 31일 종료되기 전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서둘렀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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