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 포드 항모전단 카리브해 전개…트럼프, 베네수엘라에 군 투입하나

  • 1989년 이후 美 최대 전력 집결…트럼프 "마두로와 대화할 수도"

  • 마약선박 21번째 격침…'태양의 카르텔' FTO 지정하며 압박 강화

13일 대서양에서 미 해군 제럴드 R 포드 항모전단이 카리브해를 향해 항해하고 있다사진미해군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3일 대서양에서 미 해군 제럴드 R. 포드 항모전단이 카리브해를 향해 항해하고 있다.[사진=미해군·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을 카리브해에 파견,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도 거론하고 나섰다.

미 해군은 세계 최대급 항모 '제럴드 R. 포드' 전단이 16일(현지시간) 애너가다해협을 통과해 카리브해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미 해군은 "미 남부사령부 관할 구역에서의 이 해상 작전은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토 방어를 위한 초국가 범죄조직(TCO) 해체 및 마약 테러 대응 명령을 지원하라고 항모전단에 지시함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포드 항모전단은 향후 '서던 스피어'(Southern Spear) 합동 태스크포스에 합류할 예정이다. 해군은 "이 항모전단은 우리의 맞닿은 국경과 해상 영역을 악용하는 범죄 조직을 격퇴하고 해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던 스피어' 합동 태스크포스의 일환으로 이미 카리브해에 배치된 이오지마 강습상륙 준비단 및 이에 탑승한 해병 원정대 등과 합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미 해군은 포드 항모전단이 남부사령부 작전과 전쟁부 지시 작전, 불법 마약 밀매 차단 및 국토 방어라는 대통령의 우선 과제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카리브해에 이 같은 대규모 전력을 집중한 것은 1989년 파나마 침공 이후 처음이다. AP는 포드 항모전단 투입으로 서던 스피어 작전에 동원된 미 해군 함정이 10여척, 병력은 1만200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항모전단 투입은 베네수엘라 영토 깊숙한 곳까지 전투기 타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본토 타격 가능성을 직접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최근 며칠간 백악관에서 연달아 비공개 회의를 열고 베네수엘라 공격 여부와 작전 수행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다음 단계 조치에 대해 "어느 정도 결심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엘리자베스 딕킨슨 국제위기그룹(ICG) 안데스 지역 선임분석가는 AP에 "이는 미국이 다시 라틴아메리카에 강력한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다는 상징적 조치"라며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지역 전체가 불안과 긴장 속에서 미국이 실제로 군사력을 사용할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남미 지역의 마약 카르텔 척결을 목표로 내건 가운데 그 목표 중 하나로 베네수엘라를 지목하고, 해상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소형 선박을 잇달아 격침하고 있다. 미군의 선박 공격 및 격침은 21번째이며, 이에 따라 현재까지 최소 83명이 숨졌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군사력 집결과 동시에 미국은 마약 조직을 겨냥한 타격도 이어가고 있다. 미 남부사령부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11월 15일 합동 태스크포스 '서던 스피어'는 지정 테러 조직(DTO)이 운영하는 선박에 대해 치명적인 물리적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박에 탑승 중이던 3명의 남성 마약 테러리스트가 죽었다"며 "해당 선박은 동태평양에서 마약을 밀수 중이었으며, 공해상에서 공격받았다"고 전했다.

미국은 경제·안보 전선을 동시에 압박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의 주요 범죄 조직에 대한 제재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기반 조직인 '카르텔 데 로스 솔레스'(Cartel de los Soles·태양의 카르텔)를 외국 테러 조직(FTO)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정통성이 없는 지도자)가 이끄는 이 조직은 베네수엘라의 국가 기관을 부패시켰다"며 이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다른 외국 테러조직과 함께 또는 그들을 통해 자행된 테러 폭력에 책임이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으로 마약을 밀반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해당 조치는 오는 24일부터 발효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우파 정권을 지원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좌파' 마두로 정권 전복을 계획하고 있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과 대화 가능성도 시사하고 나서 향후 긴장 해결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보낸 뒤 워싱턴DC로 복귀하기 앞서 현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마두로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누구와도 대화할 것"이라며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가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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