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 라인을 완공해 가동에 돌입했다. 펑싱야 광저우자동차 회장은 지난달 21일 광저우 모터쇼에서 직접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60암페어(Ah) 이상의 대규모 자동차용 전고체 배터리를 시범적으로 양산하게 됐다고 전했다. 펑 회장은 이 전고체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기존의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2배 가량 높은 400Wh/kg로 1000km 이상의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광저우자동차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미래 전기차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치열한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전기차협회는 중국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2027년에 첫 출시돼 2030년 양산 단계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제품 생산 본격화…상용화 시계 빨라지나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을 낮추고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인 차세대 배터리다. 그동안 실험실 단계에 머물렀던 전고체 배터리 기술은 이제 시제품 생산 단계로 가속화하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라인을 완료해 시제품 생산에 돌입한 광저우자동차는 내년부터 이를 일부 전기차에 소량 설치해 실제 검증 테스트를 거친 후 2027년부터 점진적으로 생산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광저우자동차뿐만이 아니다. 비야디를 비롯해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치루이자동차·닝더스다이(CATL)·궈쉬안·신왕다 등 완성차 업체부터 전통 배터리 제조업체까지 모두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궈타이하이통증권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실험실 단계에서 파일럿 생산 단계로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과학원 원사인 어우양밍 칭화대학교 교수도 중국 매체 차이나데일리를 통해 "올해 중국이 전고체 배터리 연구 및 산업화에서 '예상보다 빠른'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2~3년은 중국이 실험실 연구 결과를 생산에 적용하여 2030년까지 상용화를 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R&D 지원…'산학연 협업' 생태계 구축
중국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방면에서 잇달아 진전을 거두는 데에는 중국 정부의 역할도 한몫했다.
특히 차이나데일리는 지난해 5월 중국 정부가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R&D)에 약 60억 위안(약 1조245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며, CATL·비야디·이치자동차·SAIC·지리자동차·베이징웨이란 등 6개 배터리 제조 혹은 완성차 기업이 R&D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전고체 배터리 생태계를 만들어 산학연 협력을 통한 상용화 기반도 구축하고 있다. 24년 1월 21일 출범한 전고체배터리합작혁신플랫폼(CASIP)이 그것이다.
칭화대학교 등 중점 대학과 원로 과학자(원사), 중국 과학 관련 정부부처와 기관, 그리고 CATL·이브에너지 등 배터리 기업, 비야디·이치·SAIC·GAC·치루이자동차 등 완성차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전고체 배터리 생태계 플랫폼이다.
산학연 협업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의 기초연구부터 핵심소재·공정 개발·시제품 테스트·산업화 양산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高비용·복잡한 제조공정…상용화 2030년 이후에나
중국을 비롯해 유럽·미국·한국·일본 등이 최근 전고체 배터리 전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시제품의 소량 생산에 머물러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 그만큼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까지는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고체 전해질은 액체보다 유연하지 않아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쩡위친 중국 CATL 회장은 과거 "전고체 배터리 가격이 1Wh당 2~3위안인 반면, 액체 배터리 가격은 1Wh당 0.4~0.5위안에 불과하다"며 전고체 배터리 양산까지 갈 길이 멀다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현재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로도 불확실하다. 특히 고체 전해질과 관련해 폴리머·황산화·산화물계 등 다양한 소재들이 실험 중이다. 과거 리튬이온 배터리도 처음부터 정답이 없이 LCO(리튬코발트산화물), NCM(삼원계, 니켈 코발트 망간), LFP(리튬인산철) 등 다양한 기술 경로로 연구개발이 진행됐던 것과 비슷하다.
왕양 초상기금 스트래티지스트는 중국 매일경제신문을 통해 "잘못된 기술 경로 막대한 투자 손실로 이어지고 산업화 진척이 더뎌질 수 있다"며 "기술 돌파에서 양산까지 수많은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짚었다.
반면 현재 리튬 이온 배터리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비용은 계속 낮아지고 성능도 향상되고 있어 향후 10년간은 리튬 이온 배터리의 영향력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가오궁산업연구소(GGII)는 2035년까지 전 세계 리튬 배터리 출하량은 10TWh(테라와트시)에 달하는 반면, 전고체 배터리 보급률은 5~1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10년간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 공급망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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