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00대 방산 업체의 무기·군사 서비스 매출이 전년 대비 5.9%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인 6790억 달러(약 997조원)를 기록했다.
이 중에서도 한국과 일본 주요 방산기업들의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SIPRI에 따르면 한국 기업 4곳의 총 무기 매출은 31% 증가한 141억 달러를 달성했다. 한국 최대 방산 기업인 한화그룹은 무기 매출이 42%나 늘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수출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상위 100대 방산 기업에 포함된 일본 기업 5곳의 총 무기 매출은 전년 대비 40% 급증한 13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상위권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SIPRI는 일본과 한국의 무기 매출은 유럽과 국내 수요의 강세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전통적 방산 강국인 미국과 유럽의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상위 100대 기업에 포함된 30개 미국 방산 기업의 총 매출은 3340억 달러로 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은 F-35·컬럼비아급 잠수함 등 핵심 무기 프로그램에서 지연과 예산 초과 문제가 지속되며 구조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러시아 제외)은 주요 방산업체 26곳의 매출이 13% 증가한 1510억 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무기 기업들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무장 흐름에 따라 생산 확대에 나섰지만 원자재·핵심 광물 조달 문제라는 새로운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체코 기업인 체코슬로바키아 그룹은 지난해 무기 매출이 193% 증가해 36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회사 매출의 대부분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했다고 SIPRI가 전했다. 이는 전쟁 장기화로 긴장이 고조되고 방산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제이드 기베르토 리카르 SIPRI 군사비 지출 및 무기 생산 프로그램 연구원은 "유럽 무기 회사들은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 시설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원자재 조달은 점점 더 큰 난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주요 방산 기업 8개사의 매출이 총 10% 감소하며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 매출을 끌어내렸다. 이 중 중국 최대 방산업체 중국병기공업집단(NORINCO·노린코)은 무기 조달 부패 혐의가 제기되면서 주요한 계약이 지연·취소됐고 지난해 매출이 31% 감소했다.
SIPRI는 세계 방산 시장의 매출이 "역대급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미·중 경쟁 심화와 전쟁 장기화에 따라 방산 업계의 생산 확대와 신규 투자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세계 방산 기업들은 생산 라인을 확장하고, 새로운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 등을 진행했다.
다만 로렌조 스카라차토 SIPRI 군사비 지출 및 무기 생산 프로그램 연구원은 "기업들이 생산 능력을 확대해 왔지만, 비용과 납품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여전히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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