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통 대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 전환에 본격 시동을 거는 가운데 전자가격표시기(ESL) 전문기업 솔루엠이 '스마트 리테일 혁명'의 선봉에 서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솔루엠은 북미 대형 유통사와 진행 중인 대면적 ESL 프로젝트의 2차 기술검증(PoC)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해당 ESL은 기존 3인치대 소형 제품보다 한층 커진 7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고객 경험 향상과 매장 운영 효율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SL은 실시간 가격 변경과 재고 관리, 맞춤형 프로모션 등을 가능케 하는 스마트 리테일의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ESL 시장이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며 2030년까지 20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솔루엠의 ESL 수주잔고는 2조2000억원에 수준이다. 업계에선 솔루엠이 향후 수년간의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한다. 솔루엠은 독일 대형 할인 유통사와 북미 유기농 유통사 등 글로벌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며 전 세계 60개국에 ESL을 공급하고 있다.
솔루엠의 핵심 경쟁력은 삼성전기에서 분사하면서 넘겨받은 제조 역량과 독보적인 RF(무선통신) 기술력에 있다. 2015년 분사 후 설립된 솔루엠은 전자종이 디스플레이 기술과 저전력 무선통신 기술을 결합한 솔루션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배터리 수명 10년의 초저전력 설계와 매장 내 수만 개의 ESL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네트워크 기술이 강점이다.
최근에는 베트남·멕시코에 생산거점을 구축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완성했다. 지난 11월 가동을 시작한 멕시코 공장은 북미 시장 물량을 전담하며 관세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선 현지화 전략이라는 평가다.
전성호 솔루엠 대표는 "ESL은 매장과 고객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 플랫폼의 핵심"이라며 "삼성전기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결합한 차세대 ESL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솔루엠은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해 고객 동선 분석, 실시간 재고 최적화, 개인 맞춤형 할인 정보 제공 등의 기능을 구현 중이다. 특히 NFC 기능을 탑재해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ESL에 갖다 대면 제품 정보와 리뷰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쇼핑 경험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전자부품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TV 시스템보드, 3인 1 보드 등을 글로벌 가전업체에 공급하며 쌓은 정밀 제조 노하우가 ESL 품질 경쟁력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솔루엠의 3분기 전자부품 매출은 전분기 대비 29%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솔루엠의 기업가치가 글로벌 경쟁사 대비 현저히 저평가되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사인 프랑스 뷰전그룹 등이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과 달리 솔루엠은 탄탄한 수익 구조와 성장성을 갖췄음에도 기업가치가 1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이에 솔루엠은 최근 내부통제 강화와 책임경영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공정거래조정원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하며 협력사 대금 100% 현금 지급 등 우수한 재무 건전성과 상생 경영 성과도 인정받았다.
솔루엠 관계자는 "내년 1월 뉴욕 'NRF 2026' 참가를 기점으로 글로벌 ESL 수주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압도적인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2026년 글로벌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