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올해 정비사업 수주 실적에서 업계 최초로 '10조 클럽'에 올라서며 도시정비 시장 구도에 한 획을 그었다. 압구정·개포·장위 등 조(兆) 단위 대형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실적을 이끌면서 나온 결과다. 업계는 내년 초부터 '10조 클럽'에 도전하는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이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수주액은 10조5000억원대을 기록했다. 연계 최초로 연간 수주 '10조 클럽'을 달성한 것에 이어 △연간 최고 수주 기록 경신 △7년 연속(2019년~2025년) 수주 1위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번 10조 클럽 달성은 대규모 사업지를 중심으로 수주 전략을 강화한 결과로 평가된다. 서울 압구정2구역 재건축(2조7500억원)과 함께 △구리 수택동 재개발(1조9600억원) △개포우성6·7차 재건축(1조5100억원) △장위15구역(1조4700억원) 등 서울과 수도권 핵심 사업지가 주축을 이뤘다.
대어급 사업지를 수주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브랜드 경쟁력과 자본조달 능력, 설계·조경·커뮤니티·스마트홈 등 복합개발 역량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대형 사업지를 통한 수주 확대에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도 현대건설만 아니라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도 대형 정비사업 수주 속도를 낸 만큼 내년에도 굵직한 사업지 확보를 통해 실적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도 올해 9조원대 수주액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중이다. 전년의 3조6398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로 △한남4구역(1조5695억원), 신반포4차(1조310억원),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1조1945억원) 등 1조원 대의 굵직한 사업지를 확보했고, 최근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7987억원)을 수주하면서 올해 정비사업 실적을 만들 수 있었다.
압구정 재건축은 올해 2구역 시공사로 현대건설이 확정된 데 이어, 나머지 구역들에서 내년 시공사 선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이 '대어 정비사업 벨트'인 만큼 올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양강 구도가 형성됐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다른 대형 건설사들 빅매치가 예고됐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압구정과 성수지구는 한강변 일대 주거지 재편으로 상징성이 크다"며 "대형 건설사들에게 전략적 의미가 높기 때문에 한 구역은 자사 브랜드가 꼭 들어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 설명대로 성수전략정비구역 역시 내년 정비사업 시장의 핵심 변수다. 최근까지 조합 운영 난항, 입찰 지침 논란, 일정 지연 등으로 시공사 선정 시점이 불투명해진 상태지만 그만큼 한 건설사의 우세가 사라지는 분위기다. 특히 공사비 2조원에 달하는 성수1지구 수주전은 조합이 입찰 지침 변경 등으로 다른 건설사의 경쟁 구도를 열어 놓은 상황이다. 건설사 간의 경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사업지들이 내년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가면 올해와 같은 조 단위 수주전이 이어질 것"이라며 "대형 단지 수주는 건설사의 경쟁력 상승이라는 점에서 주도권 싸움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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