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이 '글로벌 1위'를 향해 빠르게 회복세에 접어드는 것과 함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시 턴어라운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율 안정화를 토대로 빅테크를 연이어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최근 미국 인공지능(AI)칩 스타트업 '차보라이트 스케일러블 인텔리전스'의 옴니 프로세싱 유닛(OPU) 칩을 4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기로 했다. OPU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등을 하나의 칩에 결합해 만든 차세대 AI 반도체다.
이번 수주를 통한 선주문 규모는 1억 달러(약 15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4나노 공정 수율 향상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선단공정에서 좀처럼 수익성 활로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관련 수율을 60~70% 수준까지 개선하면서 경쟁력을 회복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앞서 10월에는 테슬라의 AI 자율주행 칩 'AI5'도 추가 수주했다.
여기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가 내년부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본격 양산에 돌입할 경우 파운드리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파운드리가 HBM4의 핵심 구성품인 '베이스 다이'를 4나노 공정으로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새해 출시를 앞둔 '갤럭시 S26'에 탑재될 삼성전자의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도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전담 생산한다.
최근 삼성전자는 대만 TSMC와 경쟁에서 승부처로 꼽히는 2나노 공정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3분기 사업 보고서를 통해 "2나노 1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은 3나노 2세대 대비 성능 5%, 전력 효율 8% 개선되고 면적은 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2나노 양산과 관련해 구체적인 기술 개선 성과를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는 대만 TSMC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4나노 이하의 선단공정 경쟁력을 빠르게 회복하면서 빅테크가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선택하는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TSMC의 생산 병목으로 엔비디아, 퀄컴 등 빅테크의 불만이 커지면서 지금과 같은 반도체 '독점 생산 체제'는 깨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내년 양산하는 차세대 반도체 제품의 성능이 향후 5년간 삼성 파운드리의 시장 내 지위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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